원화강세·달러약세 기조 힘입어 인기 상승
달러 대비 원화 가치 낮아져도 '성장성'에 투자
전문가들, "내년 미 달러 약세 지속될 것"

(사진=금융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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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금융경제신문=안다정 기자] 원화 강세·달러 약세 기조에 힘입어 미국주식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번 달 들어 미국주식 매수액이 지난 달 대비 23% 늘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서학개미’의 미국주식 매수세가 거셌던 것으로 나타났다. 약달러 기조가 이어지면 원화 환산 가치가 떨어짐에도 시세차익을 고려해 투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1월 1~27일 중 국내투자자들의 미국주식 매수액은 90억5103만달러(9조996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73억2193만달러(8조870억원) 보다 1조9000억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약달러 기조가 지속되면 원화 환산 가치가 떨어짐에도 ‘서학개미’가 미국주식을 사들이는 이유는 차익 가능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주식은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미국주식은 상승 여력이 더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테슬라·애플·아마존 등은 10월과 11월 모두 매수금액 상위를 유지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투자자의 미국주식 매수 상위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순매수 금액으로 비교했을 때 테슬라와 애플은 10월보다 11월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원화 평가 가치가 떨어져도 매수할 기회로 삼는 것이 서학개미의 특징이다. 최근 들어 전문가들이 원화 강세와 달러 약세 기조가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달러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 같은 포지션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에도 미 달러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1980년 이후 달러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동평균선을 하회하는 데드크로스가 연출된 경우, 약 85%의 확률로 미 달러가 약세 국면에 진입했다. 올해 미국 달러는 데드크로스가 연출됐고, 추세적으로 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달러-원 환율 급락으로 수출기업의 경쟁력 약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교역량과 구매력을 감안한 실질실효환율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정도의 원화 강세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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