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12일 임기 만료 … 지난 11월 6일, 일찌감치 연임 의사 표명
지난 4월, 코로나19로 비상경영체제 선포하고 노동자들만 임금 동결
상반기 보수 약 12억원 수령 … “여권 유력 인사에 연임로비” 소문 파다
취임시 비전 ‘위드 포스코’(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는 헛구호로 전락
리더십, 경영능력 볼 때 최 회장 연임 야심은 업계, 국민들로부터 인정받기 힘들 듯

[FE금융경제신문= 김용오 편집인] # 스토리1 내년 3월 12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 11월 6일 이사회에서 일찌감치 연임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주변에 따르면 최 회장은 연임을 위해 여권 유력인사 등 각계 각층에 각별한 공을 들여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 덕분일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포스코 CEO가 지금껏 연임에 실패한 경우가 드물다. 마땅한 경쟁 상대도 떠오르지 않은 상태다. 포스코는 9대 회장인 최정우 회장 재임 전까지 8명 중 2명(2대 황경로, 3대 정명식)을 제외하면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 스토리2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상반기 보수로 약 12억원을 받았다. 포스코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상반기 급여 4억5100만원, 상여 7억6400만원을 받아 총보수 12억1500만원을 수령했다. 상여금에는 성과연봉 3억1100만원, 장기인센티브 3억3300만원, 활동수당 1억2000만원 등이 포함됐다. 장인화 포스코 사장은 상반기 급여 3억원, 상여금 7억300만원 등 보수로 모두 10억300만원을 받았다.

이에 대해 노웅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포스코는 지난 4월 코로나19로 인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노동자들의 임금을 동결했는데 고통분담은 오로지 노동자들만의 몫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최 회장의 올 상반기 급여는 전년 동기 대비 49% 늘어난 12억1000만 원이었다. 장인화 사장은 전년 대비 120% 상승한 10억원을 챙기는 등 부사장급 이상 임원들은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100% 이상의 급여를 더 받아갔다”고 지적했다.

노 최고위원은 “심지어 포스코는 작년 3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서도 작년에 지급했어야 할 협력업체 대금 1000억원 가량을 연체했다가 올 6월에야 뒤늦게 갚는 등 전형적인 대기업의 갑질 횡포를 부렸다”고 전했다. “이러한 경영진의 모럴헤저드 속에서 노동자는 더욱 소외되고 지난 3년간 크고 작은 산재사고만 해도 70여건에 이르고 이중 8명은 일하다가 목숨을 잃고 말았다”며 “포스코의 진정한 소유주는 국민이다. 세계 최고 철강기술과 국가기간산업으로써 더 이상 포스코의 모럴헤저드를 방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 위원은 “현재 포스코의 국민연금 지분이 11.48%로써 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다”며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에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어있으나 실제로 행사된 적은 없지만 이제라도 포스코가 혁신하는 모습으로 환골탈태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주주권행사를 통해서라도 도덕적 해이를 바로잡아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 스토리3 최 회장은 권오준 전 회장이 ‘박근혜 게이트’ 연루 의혹에 휩싸이면서 2018년 4월 돌연 사임한 뒤 그해 7월 27일 9대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했다. 최 회장은 취임하자 비전 ‘위드 포스코’(With POSCO -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이라는 거창한 구호를 내세웠지만 노조와의 갈등, 잇단 노동자 사망 등으로 헛구호에 머물렀다.

최 회장 취임 당시, 포스코는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려 국민 신뢰가 크게 추락한 상태였다. 이에 최 회장은 취임 초기 ‘개혁’을 내세워 위기를 돌파하려 했지만, 대부분 경영상태에 대한 지난 2년 성적표는 초라하다.

그 중 포스코와 최 회장의 가장 치명적인 문제가 ‘안전과 노사’ 문제다. 고용노동부가 2월 20일 처음으로 발표한 ‘하청 사망사고 비중이 높은 원청 사업장 리스트’ 결과를 보면 참담하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삼성전자 기흥공장, 대우조선해양, 현대제철 등 10개 회사에서 2018년 한 해 동안 산업재해 사고로 노동자 15명이 숨졌는데 모두 하청 소속이었다.

업계의 소문처럼 최정우 회장이 사방팔방으로 여권 고위인사 등을 찾아 ‘연임 로비’를 하는 사이 노동자 사망 참사가 잇따르는 포스코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고울리 없다. 포스코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현 정부 주요인사 만나 연임에 힘 써달라 부탁하고 다닌다”는 말이 업계에 파다하다고 전했다. 그러는 사이 광양서 또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폭발⋅화재 반복에도 불구하고 안전대책 보다 ‘자리보전’과 ‘연임’에 목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 스토리4 지난달 24일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는 또 사고가 터졌다. 폭발사고가 일어나 포스코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3명이 숨졌다. 최 회장은 25일 사과문 발표했다. 하지만 진정성이 없다는 평이다. 최 회장 체제의 포스코에서 비슷한 안전 사고가 꼬리를 물고 이어져 왔고 재발방지 약속은 제대로 지켜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4일에도 광양제철소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는 2018년 초 포항제철소에서 노동자 4명이 질식사하는 사고가 나자 반복되는 안전사고를 근절하기 위해 안전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안전 분야에 3년간 1조1000억원을 투자하고 안전시설 등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지만 ‘안전사고 재발 기업’이라는 오명은 그대로다. 그 막대한 예산이 어디에 어떻게 쓰여졌는지 알 수가 없다는 지적이 높다.

# 스토리5 이처럼 포스코 내부에서 인명 사고가 꼬리를 물면서 최 회장 연임 시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 노조 관계자는 “내부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도 제대로 막지 못하면서 개인의 재신임에 대해서만 힘쓰고 다니는 게 과연 대기업의 수장으로 할 행동이 맞느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비판했다.

‘안전 빨간불’이 늘 켜져 있는 세계적인 철강사이자 국내 대표 기업인 포스코. 끊이지 않는 화재·안전·환경 관련 사고와 말 뿐인 예방 및 대책, 불안 속에 인근 주민들은 물론 환경단체, 노조는 물론 정치권까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 회장이 그동안 보여준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볼 때 포스코를 한번 더 이끌어가겠다는 연임 야심은 업계와 국민들로부터 인정받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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