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나, 애플카 제작 파트너로도 꼽혀...'애플카'에 모터 공급할 수도
인천에 둥지 틀고 전기차 모터·인버터·구동 시스템 생산
인포테인먼트·램프·파워트레인 삼각 체제로 新시장 공략

(사진=LG전자)
(사진=LG전자)

 

[금융경제=권경희 기자] LG전자가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 업체인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자동차 부품을 제작한다. 내년까지 ‘흑자전환’ 목표를 세운 LG전자의 자동차 전장 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LG전자와 마그나인터내셔널(마그나)은 각각 51%, 49% 지분을 투자해 조인트벤처(JV)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을 설립하기로 했다. 투자금액은 두 회사가 합쳐 총 10억 달러(약 1조1100억원). LG전자와 마그나의 합작회사는 인천과 중국 난징에서 전기차(EV)용 모터와 인버터(전기차 모터를 제어하는 장치), 전기주행시스템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LG전자는 23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전장부품(VS)사업본부 내 전기차 모터·구동 시스템 등의 사업을 물적 분할해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내년 3월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물적 분할과 합작 법인 설립에 대한 승인이 이뤄지면 합작 법인은 7월께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본사는 인천에 두고 분할 사업과 관련된 임직원 1000여 명이 합작 법인으로 이동하게 된다. 합작 법인이 내년 출범하면 LG전자의 자동차 부품 사업은 인포테인먼트 중심의 VS사업본부, 램프 사업을 하는 ZKW, 파워트레인 위주의 합작 법인 3각 체제로 재편된다.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김진용 LG전자 VS사업본부장(부사장)은 “합작법인은 LG전자의 뛰어난 제조기술력과 마그나의 풍부한 경험, 고객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다가올 전기차 시대를 이끌어 나가는 것은 물론 자동차 부품 사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2013년부터 자동차 전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몇년 간 적자에 시달렸지만, 2년 전 오스트리아에 있는 차량용 조명회사 ZKW를 인수하는 등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갔다. GM 전기차 '볼트'에는 계기판·구동부품 등을 포함한 핵심 부품 11종을 공급했다. 지난달에는 프랑스 완성차 업체 르노로부터 '혁신 부문 차량용 디스플레이 우수 공급사'로도 선정됐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 오로라에 본사를 둔 마그나는 매출 기준으로 세계 3위권의 자동차 부품회사다. BMW와 폴크스바겐 계열 스코다 등 완성차 위탁생산도 맡고 있다. 부품업계에선 애플카 제조에 참여할 유력한 회사로 마그나를 꼽고 있다. 애플이 전기차 출시를 하더라도 직접 제조는 하지 않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앞서 LG전자는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 EV와 재규어 I-PACE 등에 탑재되는 주요 부품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스와미 코타기리 마그나 차기 최고경영자(CEO) 는 “양사의 강점을 활용해 급부상하는 전동화 부품 시장에서 앞서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진용 LG전자 VS사업본부장 부사장도 “무한한 가능성과 성장 기회를 가진 전동화 부품 사업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과감하면서 최선의 선택을 내렸다”고 말했다.

마그나와의 합작 법인 설립으로 LG전자 전장 사업의 흑자 전환도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VS사업본부는 올 3·4분기 매출 1조6554억원에 영업 손실 66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 영업 손실은 4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하지만 증권 업계에서는 VS사업본부가 내년 고수익 전기차 부품 수주가 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장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진행해온 구 회장의 결단이 결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세계적 전장업체와 합작회사 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LG전자 주가는 급격히 상승했다. 이날 LG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29% 이상 상승해 11만원을 넘어섰다. 최대 강점인 가전 부문과 함께 전장 부문이 흑자로 돌아설 경우, 회사 전체 실적에도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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