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재연장 여론 다수 ... "코로나19 불확실성 해소 안 돼"
미래에셋, 한투, KB증권, 한화증권 등 매매수수료 인상
증권사 기조와 반대되는 기조 ... 정부 기조와도 '엇박'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이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매매수수료를 인하했던 조치가 이달 말 끝나면서 증권 거래 시 비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았다며, 6개월 연장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사진=Pixabay)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이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매매수수료를 인하했던 조치가 이달 말 끝나면서 증권 거래 시 비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았다며, 6개월 연장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사진=Pixabay)

[금융경제=안다정 기자] 지난 9월 14일부터 연말까지 주식거래 수수료를 0원으로 면제했던 한국거래소의 한시적 수수료 인하 정책이 종료되면서 내년 1월 4일부터 증권 매매수수료가 다시 인상된다.

개인 투자자가 지불하는 매매수수료는 증권사 위탁거래수수료와 증권사가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에 내는 수수료로 구성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 9월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에 내는 수수료를 인하한 것이라 위탁거래수수료는 사실상 그대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한화투자증권이 위탁거래수수료를 재조정한다. 지난 9월 코로나19 여파로 매매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주도하에 매매수수료가 인하됐지만, 내년 첫 거래일인 1월 4일부터는 원상복구가 되는 것이다.

KB증권은 내년 1월 4일부터 MTS 거래 시 수수료율을 현재 0.1162%에서 0.1200%로 인상하고, HTS 거래 시에는 0.0112%에서 0.0150%로 조정한다. 

한국투자증권도 내년부터 0.0036396%의 수수료율이 복구된다. 미래에셋대우도 일반 계좌에 한해 내년부터 기본 매매수수료율을 적용한다. 한화투자증권은 주식 거래 수수료율을 0.0039219%포인트 상향 조정한다. 

지난 9월 매매수수료 인하 정책이 발표된 후 투자자의 호응이 높았던 만큼 매매수수료 복원에 대한 투자자 반발도 예상된다. 또 증권업계가 수수료 인하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 흐름과는 다른 양상이 감지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소에서 한시적으로 거래세를 인하해서 매매수수료에 연동됐고, 증권사에서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했다”고 전하며, “투자자는 기간이 끝난 후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투자하고 싶어 할 것으로 본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연장해주길 바라는 의견도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소액주주 단체에서도 연장 쪽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투자 활성화를 위해 거래세를 6개월 정도 재연장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며, “증권사가 올 한 해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거래세 규모 자체가 그리 크진 않지만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의 이 같은 결정이 정부의 기조와 다르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2020 세법개정안’을 통해 장기적으로 증권거래세를 인하하고 양도소득세를 확대 부과하는 방침을 확립했다. 정부가 자본시장 발전 방안으로 거론한 ‘증권거래세 인하’ 기조가 한국거래소의 원상복구와는 다르기 때문에 이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증권업계에서도 수수료를 내리는 방향으로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수수료를 없애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서 거래세를 장기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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