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부문 강화 인사 반영
소액 투자 및 거래 시스템 인프라 재정비 나서
내년도 WM 대세 전망

(사진=금융경제신문)
(사진=금융경제신문)

[금융경제=안다정 기자] 증권업계의 2021년 인사를 살펴보면 리테일 부문 강화를 향한 의지가 나타난다. 유례없는 리테일 부문 호실적 달성으로 증권사가 고객 대면 및 비대면 인프라를 재구축하는 데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에는 거래대금 급증으로 인한 리테일 부문 시스템 보강, 초고액자산가 대상 WM 서비스, 간편 결제 및 소액 결제 시스템 구축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먼저 미래에셋대우는 고액 자산가를 위한 영업 확대를 위한 전담 조직인 미래에셋세이지클럽을 새롭게 단장했다. 지난 9월 예탁금융자산 10억원 이상 고객을 VIP로 분류하고, 자산관리 및 가업 상속 등 전문 컨설턴트가 추천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조직 개편뿐 아니라 인사에도 이런 기조가 반영됐다. 미래에셋그룹은 2021년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증폭됐지만 고객자산을 성공적으로 관리한 WM(자산관리) 분야의 승진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중 WM부문 승진 인사는 지점장을 중심으로 이사대우, 상무보, 상무 등 직급별 승진이 골고루 이뤄졌다. WM센터를 중심으로 고객 대면 활동이 이어지고 있어 리테일 부문 강화를 위한 의지가 반영된 셈이다.

대면뿐 아니라 비대면 기조 강화도 눈에 띈다. 내년까지 비대면 기조는 꾸준히 확산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기조 하에 주식 시장 참여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대면 인프라를 바탕으로 고객수를 늘려나간 키움증권은 올해 실적으로 이를 증명했다.

간편하고 직관적인 MTS와 HTS를 기반으로 거래고객수를 키워나간 키움증권은 올해 3분기 기준 증권업계 영업이익 1위를 달성했다.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뿐 아니라 자기자본 대비 이익창출능력을 나타내는 ROE(자기자본이익률)도 27.1%를 기록하며 업계 1위에 올라섰다.

키움증권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14% 증가해 3555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295% 증가한 2634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인 2분기 또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나서 한 차례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이뿐 아니라 소액 투자를 위한 간편투자 서비스 확대도 눈에 띈다. 한국투자증권 미니스탁은 해외주식 직구를 위한 해외주식 모바일앱을 표방했다. 지난 8월 출시된 미니스탁은 ‘1천원으로 투자하는 해외주식’ 이라는 컨셉을 차용해 20·30세대의 큰 호응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미니스탁 누적거래액은 지난 11월 기준 1000억원을 돌파했다. 출시 1개월 만에 480억원을 달성한 후 꾸준히 누적금액이 상승해온 것이다. 소액투자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살펴봤을 때 거래대금의 증가세가 가파른 것으로 분석된다. 12월 기준 미니스탁 가입 고객수는 40만명을 돌파했으며, 이는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젊은 투자자의 관심이 늘어난 데 따른 것에 기인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이 리테일 부문 강화가 곧바로 실적으로 연결되는 증권업계의 분위기가 반영돼 인사에도 이런 흐름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의 전통적인 사업영역이었던 IB부문에서 리테일으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런 기조는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투자처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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