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 BNK투자증권, IBK투자증권 자본 확충 '드라이브'
현대차증권, SK증권 브랜드 가치 '확고'

(사진=금융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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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금융경제신문=안다정 기자] 내년부터 자기자본 기준 1억원 내외 증권사는 자본 확충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기자본 규모가 확대될수록 다양한 사업에 진출할 기회가 늘어나고, 이는 증권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 한 해 리테일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졌지만, 중소형사는 대형사보다는 빛을 보지 못했다. 대형사로 고객이 몰리는 탓이다. 이뿐 아니라 IB 부문에서도 평년 수준을 유지하는 선에 그쳐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올 한 해 자기자본을 확충하거나 확충 계획이 있는 증권사는 교보증권, BNK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이다. 자기자본 규모가 1조원대로 올라서면 중형 증권사로 거듭나 사업 확장을 위한 기반을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증권은 지난 6월 이사회를 통해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한 2000억원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지난 11월 한국신용평가는 교보증권의 신용등급을 AA-로 상향 조정했다. 신용등급은 채권 발행 시 중요한 기준이 된다. 채권 발행사가 회사의 등급이 높을수록 더 낮은 이자를 낼 수 있다.

BNK투자증권 또한 지난 7월 24일 구주주를 대상으로 한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올 한 해에만 2월, 7월 두 차례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자본 확충을 위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 2월 유상증자 규모는 2000억원, 7월은 1000억원 규모로 총 3000억원의 자본이 확충될 전망이다.

IBK투자증권도 지난 15일 이사회를 통해 2385억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는 올 3월 취임 당시 자본 확충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유상증자가 완료될 경우 IBK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7000억원대에서 9720억원으로 올라가게 되며, 1조원 대 수준을 눈앞에 두게 된다.

IBK투자증권은 내년부터 DCM 사업 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확인됐다.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되면 채권 발행 시 이자율이 낮게 적용되기 때문에 사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것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 상승도 과제로 주어졌다. 상대적으로 생소한 이름일수록 고객 접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 한 해가 “브랜드 가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한 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덜 들어본 이름보다 본인이 알고 있거나 거래가 있는 증권사가 고객 접점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미 기존 브랜드 가치가 확고한 증권사가 리테일 부문에서는 더 높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가치가 뛰어난 회사는 현대차증권, SK증권 등이 꼽힌다. 대기업 계열 증권사 혹은 상표권을 사용하기 때문에 신뢰도가 상승하고, 익숙한 사명 덕분에 인지도도 동반 상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SK증권은 지난 SK바이오팜 상장 당시에도 SK 브랜드 네이밍 덕분에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또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는 아니지만 현대차증권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금융계열사로 브랜드 가치가 확고하다. 현대차금융의 비금융회사 대상 대부거래 비중은 4781억원 수준으로, 75.1% 수준이다. 이는 산업자본 영향력 아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중 현대차증권은 현대차 56억원, 기아차 30억원 규모로 비금융 합계 내부거래는 158억원 수준에 달한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23일 한국신용평가로부터 AA- 신용등급을 받았다. 한신평은 “리테일, 자산관리, IB 부문 사업 다각화가 유효했고 3분기 기준 영업 순수익 커버리지가 207.8%로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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