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예식장에서 하객이 거리를 두고 앉아 식을 지켜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의 한 예식장에서 하객이 거리를 두고 앉아 식을 지켜보고 있다.(사진=뉴시스)

[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계속 낮아져 오던 혼인율과 출산율이 더욱 낮아져 최근 급속하게 진행돼 온 고령화 추세가 한층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30일 발간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구구조 변화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코로나19 사태가 한국 인구구조와 경제 성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확산이 혼인·출산 관련 주요 여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고용 한파와 소득 감소가 젊은층인 20~30대에 집중되고 있고 코로나19 이후에도 기업의 위험회피적 채용관행, 자동화투자 등의 경향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젊은 세대가 혼인에 필요한 경제적 여건을 갖추기가 지금보다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사회·문화적 측면에서는 1인 가구 비중이 확대되는 가운데 비대면 생활 방식이 확산되면서 젊은층이 결혼의 필요성을 인식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연구진은 코로나19가 국내 혼인·출산 연령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해 일시적 출산 연기가 영구적포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우리나라 부부의 초혼 연령 및 산모의 출산 연령은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해 기준 평균 출산 연령은 33.0세로 OECD회원국의 중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초혼·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출산율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85명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평균 합계출산율은 0.86명인데 일반적으로 4분기에 출산율이 낮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예상 합계출산율은 0.82~0.84명이 그칠 것이라는 추산이다. 지난 2018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합계출산율 0명대(0.98명)로 진입한데 이어 출산율 하락세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출산율이 감소하면 자연히 고령인구 비중이 높아져 고령화가 가속화 된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망 등의 직접적 인구피해는 매우 낮아 기대수명 하락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인구 비율은 OECD 37개국 중 29위 수준인데, 세계 1위인 일본을 앞서게 되는 시점이 당초 예상됐던 2045년 보다 앞당겨 질 수 있다"며 "이처럼 저출산·고령화가 당초 예상보다 더욱 빨라지면 향후 성장과 재정부문의 위험요인으로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