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금융경제신문=최원석 기자] 올해 유통가는 강력한 코로나19 여파에 희비가 엇갈렸다.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가면서 고객의 발걸음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향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이같은 오프라인 약세에도 온라인 기반의 이커머스는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이커머스 분야의 총아로 여겨지는 쿠팡이 선두주자로 섰다. 간편결제 및 빠른 배송체계를 구축하면서 주문액수 폭증은 물론 고객 유치 경쟁도 활발해진 것이다. 비대면(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기존의 이커머스 이용층은 충성고객으로 진화한 반면, 온라인 거래가 상대적으로 낯설던 중년·고령층도 주문이 늘었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커머스 매출 폭증이 일어났다. ‘빅테크’로 분류되는 네이버는 네이버쇼핑 결재액이 증가하면서 네이버페이 거래액이 동반 상승했다. 네이버의 올해 예상 거래액은 30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거래액인 20조9249억원보다 50% 가량 증가한 수치다.

쿠팡과 이베이코리아가 각각 17조771억원, 16조977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네이버가 압도적인 1위로 등극했다. 이커머스 ‘빅3’의 치열한 경쟁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변종 코로나19로 인해 다시 위기감이 감돌고 있기 때문이다.

◇ 이커머스 ‘눈부신 성장’ … 내년에도 ‘함박웃음’

코로나19 확산 이후 유통가 최대 호황을 누린 이커머스 업계는 내년에도 지속적인 선전이 예상된다. 급속도로 커진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최근 글로벌 1위 온라인 유통기업인 아마존이 진출을 결심할 정도다.

증권가에 따르면 언택트 소비 및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여파에 2021년 온라인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5.6% 성장한 181조원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2021년도에도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보급화가 안정되지 않는 이상 팬데믹 언택트 소비가 이어지며 ‘집콕’ 상황이 계속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커머스업계는 침투율이 낮은 온라인 식품시장이 추가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가전·가구 등 내구재 상품의 온라인 구매도 더욱 늘어나 내년도 이커머스 업계의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2021년에는 상위 온라인 업체 점유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상위 온라인 업체들이 성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업 확장을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가 관건인데, 이커머스 ‘빅3’의 치열한 경쟁은 매출뿐만 아니라 배송에서도 이어졌다.

쿠팡은 ‘로켓 배송’을 내세워 국내 유통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쿠팡의 장점 빠른 배송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키 위해 공격적인 재투자로 상위 온라인 업체들 중 유일하게 전국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아울러 상품 카테고리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스마일배송’을 앞세워 배송 경쟁 대열에 합류했는데, 스마일배송은 이베이코리아가 배송 대행과 이커머스 주문 처리를 연동한 ‘오픈마켓형 풀필먼트 플랫폼’으로, 소비자는 평일 저녁 6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받을 수 있다.

오픈마켓 중심 네이버는 올해 네이버 장보기를 론칭해 식품·생필품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입점된 오픈마켓 수는 이커머스 업체 중 독보적이지만 풀필먼트(입점 판매자의 배송·포장·재고 관리를 대행해 주는 서비스)에서는 상위권에 내세우기 힘들다. 이와 같은 약점에 CJ대한통운과 풀필먼트 서비스 사업 제휴를 체결하며 배송 시스템을 확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 이커머스 업계의 성장률 둔화를 예측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업계의 성장은 필수불가결이지만, 코로나19가 만들어놓은 기저효과 영향이 상당 부분 차지해 둔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 오프라인 유통가, 설욕전 펼칠까 … ‘이커머스’ 따라잡기 나선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우울한 한 해를 보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및 ‘집콕’ 기조 확산으로 오프라인 매장이 그야말로 한산했기 때문이다. 연말이 된 후 ‘홈파티’ 등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되긴 했지만 연말 특수가 강하다. 이 때문에 내년에는 오프라인 유통가가 ‘온라인 퍼스트’를 외치며 이커머스 따라잡기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코로나19 악재 속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2021년에는 다시금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팬데믹 상황 속 ‘언택트’ 소비가 생활시 되며 ‘컨택트’ 위주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매출 실적은 곤두박질을 거듭했다. 이와 같은 하락세에 오프라인 유통가도 2021년 개선 사항으로 온라인 사업을 확대하고 구조 조정 및 부실 점포 개선 등 비용 효율화를 확대할 예정이다.

먼저 업계별로 오프라인 유통 큰손 백화점업계는 내구재와 고가 상품 중심의 소비 회복, 비용효율화, 신규점포 출점, 백화점 입점 브랜드의 디지털 채널 강화, MZ 세대 고객 유치를 위해 라이브커머스 및 배송 강화 등 온라인 사업 확대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온라인 백화점업계는 반등이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 백화점 시장 성장률은 연간 3% 성장을 예상했다.

대형마트업계는 식품·생필품 수요 증가로 이미 올해 3분기부터 조금씩 상승세를 보였다. 내년에는 온라인 사업이 빠르게 확대되며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또한 신선식품 강화 및 가정간편식 라인업 확대, 구조조정 통한 수익성 개선을 통해 대형마트업계는 플러스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업계에 대해서도 계속되는 신규점 출점에 따른 성장 가능성, 점포 공간 효율성을 제고하고 해외 인기 상품 수입 확대, 고객층 확대 등을 개선한다. 또 거리두기 완화로 유동인구만 회복된다면 대학가, 관광지 등의 특수 입지 점포 중심으로의 회복세가 예상된다. 업계의 상품 마진율 개선도 업계 성장률 반등에 긍정적인 신호로 보여진다.

면세점업계도 대형마트업계와 마찬가지로 3분기부터 적자 폭이 감소하면서 회복세다. 대규모 적자의 원인이었던 공항 면세점 임대료 구조 변경 및 중국 시장 회복에 따른 화장품 수요 증가로 수익성 개선을 예상된다. ‘트래블 버블’ 제도 시행을 통해 두 국가 이상이 서로 여행을 허용하게 되면 면세점·호텔 실적 회복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존 오프라인 유통가의 ‘온라인 사업 확대’를 중심으로 업계 전망 개선을 강조하는 한편, 증권가는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사업 비용 효율화’ 개선을 강조하는 의견을 내보이기도 했다.

DB금융투자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가의 비용 효율화에 대해 늘어나는 세금과 인건비부담 등을 감안시 합리적인 변화이며, 최저임금 상승이 둔화되고 효율화된 비용 구조 하에 2021년 코로나19 악영향으로 약화됐던 성장률이 회복된다면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실적 반등 가능성이 전망된다”고 전했다.

덧붙여 “코로나19가 재차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구조 변화를 시작한 유통 대형업체에 대한 희망을 버릴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하며,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이 확대되고 오프라인 효율화와 기저효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온라인 사업 확대, 사업 효율 개선 등을 통한 실적 반등으로 온라인쇼핑 경쟁과열이 심화돼 2021년도엔 이커머스 업체들과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격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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