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손해보험업계 골칫거리 보험을 꼽는다면 하나는 자동차 보험 다른 하나는 실손 의료보험이다. 매년 금융당국과 인상률을 가지고 눈치 싸움하는 것은 물론 같은 보험사끼리도 누가 더 보험료를 올리고 내리느냐를 두고 심각한 수 싸움을 연례행사처럼 일어난다.

그런데 올해는 자동차 보험료가 동결됐다. 이미 재작년에 올렸던 보험료 인상효과가 유지되는 중인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사고가 확 줄어 손해율이 무려 10%나 내려갔다. 악성 물건인수를 줄여도 안 잡히던 손해율이 잡혔으니 이만하면 엄청 선방한 셈이다.

자연스럽게 다음 해결과제로 눈이 돌아가다 보니 실손 의료보험이 고정됐다. 그러나 실손 의료보험은 손해율 잡는다는 것이 사실상 쉽지 않다. 가입자부터 이를 부추기는 외부세력까지 실손 의료보험을 눈먼 돈처럼 여기는 이들이 매우 많아서다.

실제 양쪽 눈 백내장 진단 받은 환자가 한 쪽 눈만 백내장 수술 받은 후 부작용으로 다른 안과에서 상담 중 백내장이 아니란 말을 듣게 됐다. 여기서 1차적 문제는 과잉진료를 한 의사지만 이 의사는 환자에게 백내장 시술을 왜 권했을까? 바로 환자가 실손 보험에 가입했단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급여항목만 보장하는 건강보험과 달리 사보험은 비급여까지 책임지기에 비급여 항목이 많을수록 실손 의료보험 가입자를 선호하는 셈이다. 명백한 보험사기지만 일반인도 이를 판결하는 판사도 잘 모른다. 환자가 피해를 입어야 비로소 세상에 공개된다.

비단 백내장 문제가 아니다. 비슷한 사례는 무궁무진하고 그러는 사이 손해율은 138%에 육박하게 됐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실손 의료보험을 의료계나 환자가 악용하게 됐을까? 이는 보험사가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만들어낸 제 2건강보험이라는 구호가 부여 된 순간부터다.

그 당시 저조했던 가입자를 늘리는데 도움이 됐다. 다만 공보험이 보장해주지 않는 영역을 모두 보장해주는 창구처럼 만들어버렸다. 곳곳에선 높은 손해율 관리와 소비자, 의료계와 끊임없는 분쟁이 벌어지지만 결과는 민원 1등에다 정작 지급 보험금도 매년 늘고 있다.

그나마 희망적인 건 이제 공보험이 비급여 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느끼면서 내놓은 정책이 생겼다. 지난 해 마지막 날 갑작스럽게 발표 된 비급여 관리 강화 종합대책이 그 중 하나다.

과잉진료를 막고 환자들에게 선택지를 늘리려는 것인데 의료계 반발이 크다. 보험사가 그저 강 건너 불구경처럼 보는 건 문제해결에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적극 비급여 관리에 대한 방안을 당국에 제시해서 이번 기회에 의료계의 못 된 버릇을 잡아야 한다.

ATM기와 제 2건강보험은 같은 문장 안에 있기는 아깝다. 이번 기회를 절대 허투로 보내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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