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인증서 최초 공공기관 사용 ... KB국민은행 시장 선점하나?
은행권 인증서 최초 공공기관 사용 ... KB국민은행 시장 선점하나?
  • 정성화 기자
  • 승인 2021.01.08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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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모바일인증서', 홈택스 등 공공기관 홈페이지서 사용가능
최근 출시 1년 6개월 만에 가입자 수 620만명 돌파
IT기업 인증서와 경쟁은 과제

[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지난해 공인인증서 제도가 전격 폐지되면서 금융사부터 IT기업들까지 민간인증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재빨리 자체 인증서를 만들고 공공기관에 선제적으로 진출한 KB국민은행이 시장선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KB모바일인증서'가 출시 1년 6개월 만에 가입자 수 620만명을 넘겼다. 이는 15개 이상의 은행에서 사용 가능한 은행권 공동 인증서비스인 '뱅크사인' 가입자가 약 30만명인 것을 고려하면 20배 이상 많은 수치다.

앞서, 지난달 10일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현재 공인인증서의 우월적 지위는 사라진 상태다. 여전히 공공기관에서는 공인인증서를 고집하는 곳이 많지만, 정부는 '민간인증서를 차별하지 않는다'는 전자서명법 개정안의 입법 취지에 맞춰 단계적으로 보안성과 편의성이 높은 민간인증서를 공공기관 홈페이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주요 공공기관 홈페이지인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 '정부24 연말정산용 주민등록등본 발급서비스', '국민신문고 민원·제안 신청서비스' 등에 5개의 민간인증서가 본격 도입되는데 은행권에서는 KB국민은행의 KB모바일인증서가 유일하게 채택됐다. 이밖에 도입이 결정된 민간인증서는 카카오인증서, 통신3사 패스(PASS), 삼성패스, NHN페이코 등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선제적으로 자체인증서를 도입하고 이번에 공공기관으로까지 사용처를 확대하면서 은행권 자체인증서 경쟁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9년 7월 출시된 KB모바일인증서는 다른 시중은행들이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시행된 전후로 자체인증서 도입에 본격 나선 것과 비교하면 1년 이상 앞선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8월 모바일 플랫폼 하나원큐 개편에 맞춰 '얼굴인증' 등 자체 인증서비스를 도입했고 신한은행은 지난달 10일 자체 인증 '쏠(SOL)'인증'을 시행했다. 아직 일부 은행들은 자체 인증 도입을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다.

빨리 출시하기도 했지만, 기존 공인인증서의 번거로움을 상당수 해소하고 편의성을 높인 것도 고객 확보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KB모바일인증서는 기존 국민은행 거래 고객이 아니더라도 본인 명의의 휴대폰과 신분증만 있으면 영업점 방문 없이 휴대폰으로 1분 안에 발급받을 수 있다. 고령층 등 비대면 발급이 어려운 고객은 영업점을 방문해 대면 발급을 지원받을 수 있다. 또한, OTP(1회용 비밀번호)나 보안카드 없이 6자리 간편비밀번호만으로 금융거래가 가능하고 공인인증서 처럼 유효기간이 지나면 갱신해야 하는 불편함도 없앴다.

안전성도 인정받았다. KB모바일인증서는 소프트웨어(SW) 보안뿐만 아니라, 하드웨어(HW)에도 보안기술을 적용해 독립된 보안영역에 인증서를 자동 저장시킴으로써 안정성을 높였고 이번에 공공기관 홈페이지에 도입되면서 보안수준을 공인받았다.

다만, KB모바일인증서가 사설인증서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은행권을 넘어 빅테크 업체들과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 선점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에 공공기관 홈페이지에 KB모바일인증서와 함께 도입된 카카오인증서와 통신3사 패스(PASS)는 각각 가입자 수가 1000만명, 1500만명으로 KB모바일인증서가 뒤쳐지고 있다.

은행권 인증서의 범용성이 확대되면서 은행권과 빅테크 기업의 인증서 경쟁이 본격 시작됐다는 시각도 있다. 은행들의 자체 인증은 범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이번에 KB모바일인증서가 홈택스 등 주요 공공서비스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IT기업들의 인증서를 사용할 요인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보유한 사설인증서 중 범용성이 높은 1개를 선택해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데 결국 공공기관들이 어떤 인증서를 도입하는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공인인증서 폐지 이후를 빠르게 대응한 측면이 있다"며 "사설인증서들의 편의성이 비등비등한 상황에서 결국 공공기관에서 어떤 인증서를 쓰느냐가 중요한데 은행권에서는 국민은행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성화 기자  jsh12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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