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는 죽음이다, 송미선" 해시태그 달려
회사 어려움 코로나 탓 아닌 방만한 경영 탓
대통령·노동부 장관이 정리해고 막아달라 부탁
하나투어 본사사옥과 호텔 2곳 등 자산 매각 작업 착수
직원감원 등 구조조정에 따른 자금 충당 필요

하나투어가 매각 작업 중인 티마크호텔명동(사진=하나투어 홈페이지)
하나투어가 매각 작업 중인 티마크호텔명동(사진=하나투어 홈페이지)

 

[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코로나 19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최대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 하나투어가 구조조정 수순에 돌입한 가운데 직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위기를 키운 경영진의 책임을 열심히 일한 직원들에게 돌리고 있다며 하나투어 직원이 회사 대표를 고발하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20일 청와대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피 같은 국민세금(고용유지지원금) 받고 직원들 자를려고 하는 하나투어 송미선, 김진국 사장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하나투어, #해고는 죽음이다 등의 태그가 달린 청원이 게재됐다. 이날 오후에 올라온 해당 청원은 사전 동의자가 100명 이상이 돼 관리자가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현재 해당 청원은 1500명 가량이 동의했다.

해당 청원에서 청원자는 "(하나투어는) 정부로부터 제일 큰 규모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고용유지를 해왔다"며 "물론 국민들의 피 같은 세금"이라고 강조했다. 고용유지지원을 받아 왔으면서도 고용을 지키지 않는 데 따른 비판으로 풀이된다.

청원인은 "현재 하나투어의 위기는 코로나 이전부터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이 원인이었다"며 ▲무리한 면세점 경영으로 인한 만성 적자 누적 ▲무리한 신사업 확장 등을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회사가 어렵다고 하지만 잘못한 경영진은 멀쩡히 있고 열심히 일해준 직원들의 고혈을 짜는 일은 해선 안될 일이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회사에서 정식으로 공지도 하지 않은 채 007작전처럼 직원에게 일일이 전화해가며 해고를 종용하고 있으며 조만간 정리해고까지 할 예정"이라면서 "하나투어는 제일 많은 지원금을 정부로부터 수령해왔는데 이건 명백히 국민세금 먹튀 행위"라고 분노했다.

청원인은 "직원들 내쳐서 자살로 내모는 하나투어 송미선, 김진국 사장 이하 경영진을 국가에서 나서서 책임을 물어주시고 정리해고를 못하도록 막아달라"며 글을 맺었다.

앞서 하나투어는 코로나19 위기 지속에 따라 '조직 효율화'를 추진키로 하고 이에 대한 방안으로 각 본부·부서마다 인력 감축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각 조직 별로 직원들을 추려 구체적인 위로금 등을 공지하며 희망퇴직을 제안하는 면담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희망퇴직에 따른 위로금 등 실탄 확보를 위해 서울 공평동 사옥과 회현동 호텔 건물 등의 매각 작업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에 대해 내부 직원들 사이에선 경영진이 초래한 위기를 직원들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하나투어는 회사 차원의 공식 구조조정이 아닌 부서 차원의 희망퇴직 수요 조사라고 말을 아꼈지만, 직원들은 정리해고 수순을 밟고 있단 반응이다. 특히 현 상황에 대한 경영진의 유감과 구체적인 희망퇴직 조건 등을 알려야 하는데, 별 다른 공지 없이 졸속으로 권고사직을 진행하고 있단 비판이다.

한편 자금난에 빠진 하나투어는 임직원의 구조조정에 이어 하나투어 본사 건물도 매각에 나섰다. 이날 하나투어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서울 종로 본사 사옥과 호텔 2곳 등 보유 자산에 대한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1분기 275억원, 2분기 518억원, 3분기 302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는 등 자금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나투어 본사 사옥은 천호기업 소유의 서울 종로구 공평동의 ‘하나빌딩’으로 빌딩 지분은 50%다. 하나투어는 2005년 천호기업으로부터 지분 50%(지상 1~6층)를 사들여 15년째 이용하고 있다. 매입 당시 투자금액은 등록비용 13억원을 포함해 288억원이다. 현재 이 건물은 시가만 1000억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투어는 호텔 2곳의 매각 작업도 진행 중이다. 2012년부터 서울 시내에 3곳의 비즈니스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매각에 나온 건물은 하나투어가 지분 50%를 소유한 인사동 센타크호텔과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충무로에 위치한 타미크호텔 명동의 건물 두 곳이 대상이다. 매각 중이라고 알려진 회원동의 티마크 그랜호텔 명동은 하나투어가 2016부터 20년간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티미크 그랜드호텔이 매각되더라도 하나투어가 직접적인 자본금 확보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조조정에 나선 하나투어는 전체 임원들에 대해서는 이미 작년 말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등 긴급 처방을 내렸다. 본부별 권고사직에 대해 전체 2500명 중 절반만 동의해도 위로금 등 막대한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하나투어는 자산 매각을 통해 자본금을 확보, 권고사직 직원들에 대한 위로금 등을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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