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준법위 회의 준법위에 힘실어줘
21일 오전 9시30분 정기회의 진행…이 부회장 구속 후 처음

 

[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 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활동을 계속해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 준법위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상당한 가운데 나온 뜻밖의 선언이데 삼성전자는 이 부 회장이 준법위 활동을 계속 지원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21일 이 부회장이 "준법감시위원회의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위원장과 위원들께는 앞으로도 계속 본연의 역할을 다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했다고 전했다. 이날은 서울 서초사옥에서 준법위 정례회의가 있는 날이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공여 파기환송심 재판부(서울고법 형사1부 정준영 부장판사)가 2019년 10월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 과감한 혁신 ▲ 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 ▲ 재벌체제 폐해 시정 등 준법 경영에 대한 의지를 밝혀달라며 요청해 만들어진 기구다. 정준영 파기환송심 부장판사는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정치 권력으로부터 또다시 뇌물 요구를 받더라도 응하지 않을 그룹 차원의 답을 가져오라"고 주문했고, 삼성이 이에 지난해 2월 준법감시위원회를 설립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선고공판에서 준법감시위원회가 실효성의 기준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고, 앞으로 발생 가능한 새로운 행동을 선제적으로 감시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 부회장의 양형에 준법위 활동을 참고하지 않고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은 이에 따라 18일 선고 직후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이 부회장의 구속과 재판부의 부정적 판단에 따라 일각에선 준법감시위원회를 지속할 명분이 약해진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이 구속후 준법위 첫 회의를 앞두고 준법위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힘과 동시에 위원회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대국민 사과 자리에서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이며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겠다"며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고, 활동이 중단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선고공판을 일주일 앞둔 이달 11일에도 직접 준법위 위원과 만나 "준법위의 독립성과 지속적인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준법위는 21일 열릴 정기회의에서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7개 관계사가 제출한 개선안을 검토, 논의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안건이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재판부의 지적사항인 새로운 법적 위험의 유형화와 '컨트롤 타워' 조직에 대한 대응방안 등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준법위에 따르면 위원회는 21일 오전 9시30분 올해 첫 정기회의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 준법위 사무실에서 갖는다. 이 자리에서 김지형 위원장을 비롯한 준법감시위원들은 위원회와 협약을 체결한 7개사 외의 회사들에서 발생할 위법행위를 방지할 감시체계, 향후 새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위험성,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등의 논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8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뒤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독거실에서 격리돼 있는 상태다. 격리는 4주 후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오면 해제될 예정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일반 접견은 다음달 16일까지 할 수 없다. 격리가 해제되더라도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하루 1명만 10분간 접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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