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산업 이승엽 르메르디앙호텔 대표 "심각한 위기 내달 영업종료"
현대건설, 7천억 규모 르메르디앙호텔 공동 인수…개발사업 본격화

그레르디앙호텔 전경
그레르디앙호텔 전경

 

[금융경제신문 권경희 기자] 클럽 버닝썬 사태로 홍역을 치뤘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르메르디앙서울 호텔이 현대건설 손에 넘어가고 다음달 28일을 끝으로 호텔영업을 종료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부동산개발회사 웰스어드바이저스와 함께 르메르디앙서울을 20일 공동 인수했다. 인수 가격은 7000억원대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의 지분은 30%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은 호텔 운영이 아닌 주거 및 상업시설이 포함돼 있는 분양형 상품 등으로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르메르디앙서울 호텔 대주주인 전원산업의 이승엽 대표이사는 사내 공지를 통해 "오랜 고심 끝에 경영진은 호텔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며 "호텔영업은 2월 28일자로 종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현재 우리 호텔은 매우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있다"며 "지난달 말 기준 누적 결손금은 약 98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금융권의 차입은 더이상 불가능한 상황일 정도로 경영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르메르디앙서울은 전원산업이 1995년에 문을 연 리츠칼튼을 전신으로 한류 등의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 등이 크게 늘어날 것을 예상해 1100억원을 들여 건물을 리모델링해 2017년 9월에 새로 문을 열었다. 세계적 호텔 체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 산하 브랜드로 5성급 호텔인 르메르디앙서울은 지하 7층~지상 17층에 대지면적 1만362㎡(약 3135평), 연면적 6만567㎡(약 1만8321평) 규모다.

하지만 서울 도심 내 호텔공급이 늘면서 적자가 발생하고 클럽 버닝썬 사태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커진데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영업에 직격타를 맞으면서 매각에 나섰다. 사드 문제와 코로나19 상황이 겹치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전원산업은 삼성증권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지난해 4월부터 매각에 나섰고 최근 현대건설이 부동산개발회사 웰스어드바이저스와 공동으로 르메르디앙서울 호텔 인수를 확정하면서 르메르디앙서울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언제 종식될지 예측할 수 없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하에서 호텔업은 가장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는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정부 및 금융기관 지원이 전무한 실정"이라며 "매년 공시지가 상승으로 인한 보유세 부담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부담 등으로 소위 재벌기업이 운영하지 않는 한 호텔사업은 더이상 소유할 수도 운영할수도 없는 형편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진퇴양난의 상황 속에서 오랜 고심 끝에 경영진은 호텔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며 "고객과 근로자 모두가 원만한 마무리에 이를 수 있도록 회사는 노동조합 측과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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