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형 GA설립 놓고 본사 직원들 파업 강행 분위기 … 사측 “노조 조건 수용 시사해 와”
사측 “파업 진행해도 모든 고객센터 정상운영” … 원만한 합의도출 기대해달라

사진설명 - 한화생명과 노조가 자회사형 GA로 전속조직 옮기는 문제에 대해 노사 TF를 진행했지만 끝내 결렬 됐다. 노조가 사측을 고려해 3번이나 양보한 안을 내놨지만 사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사측에 총파업을 결의하며 일촉즉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사진설명 - 한화생명과 노조가 자회사형 GA로 전속조직 옮기는 문제에 대해 노사 TF를 진행했지만 끝내 결렬 됐다. 노조가 사측을 고려해 3번이나 양보한 안을 내놨지만 사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사측에 총파업을 결의하며 일촉즉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한화생명이 지난 해 말 선포한 판매전문회사 도입을 올 4월 안으로 출범하겠다는 목표로 노조와 협의도 없이 급격히 진행하면서 노조 측 반발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어 보험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자회사형 GA 출범 놓고 3주 간 치열한 TF 운영 … 검증도 안 된 자회사 못가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 노사가 오는 4월 출범을 앞둔 판매자회사에 본사 영업조직 전원 이전을 두고 첨예한 대립 속 극적 3주간 대화했으나 진전이 없자 끝내 총파업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의 발단은 지난 해 12월 한화생명이 돌연 전속영업조직을 분리해 자회사형 GA 형태의 판매자회사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곧 이어 미래에셋생명도 자회사형 GA설립을 발표하며 순간 보험업계 이슈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은 한화생명 내 어떤 직원들도 전혀 알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진행한 사안이었다. 특히 전국에 있는 본사 정규직 영업직원들은 일순간에 자회사 직원으로 소속이 바뀌는 셈이기에 반발이 빠르게 번졌다.

한화생명 노조는 물적분할을 시도하는 사측에게 제판분리 가면을 쓰고 영업조직을 아웃소싱화 시키려는 것에 반대한다며 투쟁에 나섰다. 그러자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는 보험패러다임의 전환을 설명하며 기존 영업방식을 고수해선 안 된다고 성난 임직원들을 설득했다.

그렇지만 본사직원에서 자회사 직원으로 바뀌는 사안을 이해하기엔 턱없이 부족했고 결국 작년 12월 31일과 지난 1월 4일 영업조직 중심으로 경고파업에 돌입했다. 영업 관리 조직의 파업에 한화생명 전속설계사들도 당황하며 일부는 조직 이탈 분위기마저 감지됐다.

결국 사측은 한화생명 노조를 설득해 지난 5일부터 26일까지 3주간 노사 TF를 진행했다. 다만 TF협상 돌입 시 노조는 자회사로 안갈 권리가 단체협상에 있음을 전제한 상태로 TF협상에 돌입했다.

협상에서는 판매자회사를 만드는 문제부터 지적사항이 됐다. 사측은 법적으로 물적분할은 노조 협의가 필요 없는 사안이라 굳이 노조에게 알릴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 입장이었다.

그러나 노조 측은 사측 말을 따라 자회사로 이동하는 것은 단체협약 위반이라는 점에서 받아들일 수 없고 해당 자회사가 검증이나 시범운영도 해보지 않은 상태서 무턱대고 이동하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 노조 “사측에게 3번 양보했으나 돌아온 건 없어” … 사측 “노조 의견 수용할 것”

대신 노조는 전속채널 전체를 자회사형 GA로 이동시키는 것은 리스크가 매우 큰 관계로 전속채널 강화대책과 검증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판매자회사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끝끝내 사측이 노조의 반대에도 판매자회사를 강행한다면 직원들을 한화생명에 소속으로 두고 파견이나 전출 방식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사측은 전출이나 파견 방식으로 적격분할요건을 충족시킬 수 없으므로 불가해 해당 안건은 거부됐다.

그러자 노조는 양보를 해서 자회사 근로조건을 개선해서 자회사로 갈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하고 한화생명에서 계속 근무를 원하는 직원에겐 단협 내용대로 자회사로 가지 않을 권리를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거부됐다.

노조는 세 번째 안으로 자회사 신청인원에 대해서 5년간 고용보장과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하고 자회사가 합병이나 매각 청산 될 경우 한화생명으로 복귀하는 것에 대해 합의할 것을 요구했다.

또 사업가형 지점장을 시행하지 않고 2사 1노조를 통한 단체협약 승계 및 인력 적체해소를 위한 임금 피크제 개선을 강조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사측은 일부 사안에 대해서 논의하겠다는 발언 외 추가적인 발언은 없었다.

문제는 영업직군들이 전부 자회사로 이전했을 경우 기존 임금피크제 적용이 임박한 직원들만 한화생명에 남아 인력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어 기존 인력들의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하자고 이야기 했다. 그럼에도 사측은 끝내 확약하지 않아 TF는 결렬됐다고 노조 측은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지난 3주간 협상을 성실히 임했고 노조와 의견을 절충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미 임직원의 고용보장과 근로조건 승계를 대표이사 명의 서면으로 확약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특히 고용안정에 대해서 2중 3중의 조건을 제시하는 등 노력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먼저 노조가 요청했던 신설법인의 고용안정협약을 5년간 보장하고 회사가 수차례 밝힌 사업가형 지점장 전환을 하지 않겠다는 것에 대해서도 약속했고 근로조건 상향을 제한하기도 했다.

또한 한화생명과 자회사의 활발한 인사교류를 통해 경력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동시에 한화생명은 이 같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파업을 강행할 경우 고객들과 보험설계사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헬프데스크와 업부지원데스크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한화생명 노조 관계자는 “협상이 결렬 됐지만 총파업까진 이틀이나 남은 상태로 협상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사측은 말과 다르게 아직까지 노조와 연락조차 닿지 않고 있다”며 “정말 협상에 임할 마음이 있는 건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화생명 관계자는 “원활한 협상이 진행되지 않아 고객과 보험설계사 그리고 임직원께 사과한다”며 “하루속히 원만한 협상결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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