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결렬 후 이틀 간 연락 기다렸지만 사측 대응 없어
노조 “개인 휴가 사용한 파업” … 사측 집단 휴가 사용 막으려 안간힘

사진설명 - 깁태갑 전국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보험 지부장이 온라인 결의대회를 가지고 파업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설명 - 깁태갑 전국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보험 지부장이 온라인 결의대회를 가지고 어쩔 수 없는 파업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판매전문회사 설립을 위해 제판분리를 추진 중인 한화생명이 결국 노조 설득에 실패하면서 한화생명 노조 결성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총파업에 직면하게 됐다. 사측은 확전을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노조 측은 사측 입장변화를 기다리고 있어 보험업계도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 노조가 지난 26일 TF협상 결렬 이후인 27일, 28일 양일 간 사측이 응답을 기다렸지만 끝내 답하지 않으면서 오는 2월 22일까지 대규모 총파업에 들어가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파업은 자회사형 GA설립을 추진 중인 한화생명이 판매전문회사로 새로 신설되는 법인으로 전속영업조직이 전원 이전을 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전달하면서 촉발 된 사안이다. 덕분에 사측과 임직원들 간의 갈등은 연일 격화 양상을 보였다.

노사 간 갈등을 조율하기 위해 3주간 노사 TF를 결성해 협상을 했지만 고용안정협약을 맺는데 끝내 사측이 거부하면서 한화생명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자회사로 가는 것 자체가 구조조정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사측에서는 노조가 주장했던 부분 중 고용안정협약 및 임금 등 현행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은 내비쳤다. 다만 고용안정협약을 맺지 않겠다고 한 것은 아니라 노조 측의 그에 더한 무리한 요구가 있어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자회사로 가는 직원들에 한해서만 고용안정협약을 맺는 것은 다시 말해 본사에 남아 업무 처리를 하는 직원들은 사측이 고용안정을 지킬 수 없다는 점과 같다고 보고 있다. 즉 자회사로 가는 것도 구조조정 본사에 남아있어도 구조조정 신호탄이란 셈이다.

노조는 이번 투쟁에 돌입하면 불가피하게 파업에 들어가지만 파업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자신의 연차휴가를 사용하고 이게 어려운 노조원들은 휴가입력 없이 파업에 돌입하라고 권고했다.

그러자 사측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조직적 방해가 뒤 따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집단적 연차사용으로 인해 회사업무가 마비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리자급 인력에게 연차유급휴가의 시기변경권을 행사하라고 한 것이다.

일선 직원들 입장에서는 압박이 들어올 수밖에 없는 것으로 결국 휴가나 연차를 인정받지 않고 출근하지 않거나 관리자 허가 없이 휴가나 연차를 사용할 경우 결근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사측은 관리자급 인력에겐 직원들 집단 휴가 사용에 대한 강압, 회유, 협박으로 비춰질 행동은 부당노동행위로 비춰질 수 있는 만큼 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대신 집단 휴가 사용으로 인해 업무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경우 예외적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에 한화생명 노조 관계자는 “처음해보는 전면 파업이다 보니 불안함이나 고통을 호소하는 노조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대로 파업조차 하지 않을 경우 사측이 원하는 대로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물러설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직원과 한마디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전속영업조직 전체를 자회사로 이전하면서 한화생명에 어렵게 입사한 젊은 직원들은 취업사기가 아니냐고 아우성 친다”며 “사측이 보다 현명한 판단을 하길 바란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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