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CJ제일제당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로 집밥족이 늘면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까지 장악하며 'K푸드'의 저력을 보여주며 가정간편식(HMR) 등 고수익성 제품의 성장세가 이어진 덕분이다.
제일제당이 8일 공시한 지난해 영업실적(연결기준)을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4조2457억원, 1조3596억원, 당기순이익은 8313억원이다. 한 해 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5%, 51.6% 늘었다. 당기순익 증가율은 335.2%에 이른다.
사업별로 보면, 식품사업부문은 2019년과 견줘 12% 증가한 8조968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매출은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국외 매출이 31% 늘며 성장을 주도했다. 제일제당이 인수한 슈완스(2조8322억원)를 포함한 국외 매출은 4조1297억원에 이르며 약 46%의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1조원 넘게 판매한 ‘비비고 만두’ 등이 미국 등의 국외에서도 입지를 다진 영향이 컸다. 영업이익은 49.1% 늘어난 5110억원이었다.
제일제당에서 가장 큰 규모는 물론 식품이지만, ‘두개의 축’인 바이오부문과 사료·축산부문의 영업이익을 합치면 식품보다 컸다. 바이오부문의 고수익제품 판매가 잘됐고, 시황도 받쳐줬다는 게 제일제당 쪽 설명이다. 아미노산과 조미소재 등이 주력인 바이오사업부문 매출은 2조9817억원으로, 2019년과 견줘 7.9% 늘었다. 영업이익은 34.2% 증가한 3122억원이었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이 사업부문 영업이익률은 2012년 이후 8년 만에 두 자리 수(10.5%)를 기록했다. 트립토판·발린·알지닌 등 고수익 제품군 판매 비중이 늘었고, 원가 경쟁력 강화 등이 영업이익 증가를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바이오부문의 매출 95%는 국외에서 발생한다.
사료·축산부문(CJ Feed&Care)은 2019년 견줘 11% 늘어난 2조2133억원의 매출을 냈다. 중국과 베트남의 수요 확대와 돼지 가격 상승 등에 힘입었다는 설명이다. 베트남 시황 호조 등으로 영업이익이 무려 703.3% 증가한 2193억원에 이르렀다.
제일제당은 2019년 하반기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며 공장 부지 등 부동산을 팔아 1분기만에 순차입금 규모를 3조원 가까이 줄이면서 결과적으로 코로나19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이 됐다. 제일제당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가정간편식(HMR) 중심의 ‘집밥’ 소비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올해도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