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투, 라임 충당금 여파 거셌다
NH투자증권, KB증권 사모펀드 여파 해결 집중
하나금투, 사모펀드 사태 빗겨가 ... 비용 절감 효과

여의도 증권가 (사진=안다정 기자)
여의도 증권가 (사진=안다정 기자)

[금융경제신문=안다정 기자] 5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의 지난해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사모펀드 사태가 순이익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금융지주 중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한 4대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NH농협) 계열 증권사 중 가장 낮은 순이익을 기록한 곳은 신한금융투자였다. 라임 사태 및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인해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각 사 실적을 취합한 결과 신한금융투자를 제외한 NH투자증권·KB증권·하나금융투자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7872억원, 당기순익 5769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37.8%, 2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두며 과거 실적 최고치를 뛰어넘었다.

뒤를 이은 곳은 KB증권이다. KB증권은 라임 펀드 사태로 인해 일회성 비용이 잡혔지만, 상대적으로 빠른 피해 구제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 2분기 신한금융투자가 충당금으로 적자를 기록했던 것과 달리 실적 선방을 이뤄냈다. KB증권의 영업이익은 5788억원, 당기순익은 4340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0.57%, 49.6% 증가했다. 증가세로는 4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중 가장 가팔랐다.

하나금융투자도 증권업 활황에 힘입어 영업이익 4816억원, 당기순익 410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7.7%, 46.5% 증가했다. 눈에 띄는 점은 다른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는 영업이익 증가폭이 당기순익 증가폭보다 높은 양상을 보인 것과 달리 하나금투는 당기순익 증가폭이 영업이익 증가폭보다 컸다는 점이다. 당기순이익 증가폭이 컸던 이유는 비용 통제를 잘 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고배를 마신 곳은 신한금융투자다. 신한금융투자는 당기순익 154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9.9% 감소했다. 증권업 활황에도 라임 관련 충당금 적립으로 작년 2분기 적자 전환한 바 있다. 이뿐 아니라 차후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에서 확정한 과태료 부과건도 남아 있어 라임 사태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는 사모펀드 악재를 털어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 활황이 유지되고 있고 일평균 거래대금 또한 풍부해 유동성 장세가 장기적으로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1월과 대비해 2월은 일평균 거래대금이 다소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지만, 작년 동기 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객 자산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비용을 줄이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직 CEO 연임 리스크 등 오는 3월과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증권사 CEO가 있어 수장 변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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