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 업무보고 "주주들 괴롭히려는 것 아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경제신문=정성화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은행권 배당 축소 권고와 관련해 6개월 뒤에 은행들의 자본적정성 상황을 보고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은 위원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금융위의 배당 축소 권고로 소액주주들이 손해를 보게 하면 되겠느냐"는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6개월 후 자본건전성을 보고 (정상화 여부를)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금융위는 오는 6월까지 국내 은행의 배당 성향을 20% 이내로 낮출 것을 권고하는 '자본관리 권고안'을 의결했다. 금융위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배당 자제를 권고한 것은 처음있는 일로 권고안은 은행지주와 지주회사가 없는 은행들에 배당성향을 오는 6월 말까지 20% 이내로 유지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는 배당성향을 20%로 낮췄다.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3월 배당 수준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다른 금융지주들과 마찬가지로 20% 이내에서 배당성향을 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에서 총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로 배당성향이 클수록 번 돈을 주주들에게 많이 돌려줬다는 의미다. 배당성향이 낮아지면 기업의 실적이 좋더라도 배당금이 줄게 된다. 금융당국이 금융사를 압박해 배당금을 축소하면서 주주가치 훼손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윤 의원은 "금융위의 배당 축소 권고로 4대 금융지주의 배당이 6100억원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소액주주 피해액은 887억원 정도로 추산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은 위원장은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이고 다른 나라도 배당을 자제하라고 권고를 내렸다"며 "(배당하지 않는) 돈이 새나가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좋아지면, 기존 주주 팔고 나가지 않는 한 결국 주주들에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본의 건전성 측면에서 본 것이지 주주를 괴롭히려는 것이 아니"라며 "현재 상태가 계속되면 6개월 후 은행들의 자본적정성 범위를 보고 결정하면 될 것이며, 혹시라도 더 상황이 나빠지면 살펴보고 다른 결정을 하겠지만 회복되면 정상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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