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준 광의통화 3199조8357억원으로 집계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 보여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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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경제신문=정성화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적 확산)으로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시중에 풀린 돈이 300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20년 12월 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시중 통화량을 의미하는 광의통화(M2)는 지난해 말 3199조8357억원(말잔 기준)으로 전년 말(2913조6096억원)에 비해 286조2261억원(9.82%) 늘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2월(9.88%)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M2는 현금과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으로 구성된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예적금 등을 합친 것으로 유동성 지표 중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된다.

M1은 지난해 말 1197조8289억원으로 전년 말(952조9228억원) 대비 244조9061억원(25.7%)늘었다. M1은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한은이 지난해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당시 연 1.25%였던 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낮추면서 이자비용 부담이 줄자 가계와 기업이 자금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계와 기업이 보유한 M2 증가율은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인 지난해 1월까지만 하더라도 각각 7.9%, 7.3%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기업의 M2 증가율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나타난 2월 10.2%를 나타낸 뒤 4월 14.4%대, 5월 16.5%, 12월 17.2%를 기록하며 증가세가 커졌다. 가계 역시 5월부터 8%가 넘는 증가율을 나타냈다.

다만 유동성이 풀리면서 주식시장의 거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아직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M2 대비 상장기업의 시가총액 2012년 말(62.8%)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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