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포스트 팬데믹 시대,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하던 지난해 2월24일, 이탈리아에서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 내에서 그칠 것 같았던 감염병이 유럽으로 번졌다는 신호에 이날 미 뉴욕증권거래소의 다우지수는 3.6% 급락했다. 글로벌 베스트셀러 ‘화폐 전쟁’, ‘화폐의 몰락’의 저자 제임스 리카즈는 신간 <신 대공황>에서 이날을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대공황의 시작이라 말한다. 일반적인 경기 침체가 아니라 “1930년대 대공황조차 앞으로 벌어질 일만큼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최악의 위기를 경고한다.

지난해 3~9월 사이 일자리를 잃은 미국인만 6000만 명이 넘는다. 저자는 이 같은 대규모 실직 사태가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1930년대 대공황 때 발생한 89.2%의 주가 폭락은 4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일어났다. 2020년에 촉발한 신 대공황은 불과 4개월 만에 미국의 일자리 6000만개를 없앴다. 세계 경제가 공식적인 경기 침체보다 그 영향력이 더 광범위한 새로운 불황에 진입했다.

제임스 리카즈는 코로나19에 따른 봉쇄가 경제 붕괴를 초래했고, 화폐 유통 속도를 가볍게 본 국가 재정 지출은 위기를 막기에 미흡했다고 지적한다. 앞으로 경제가 수년간 고도성장을 지속한다 해도 수렁에 빠진 경제를 구제하기는 쉽지 않다는, 암울한 진단이다.

특히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한국 역시 다른 선진 경제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역풍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G20 국가들이 추세적 성장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전자 제품, 가전제품, 자동차 수요가 점차 감소하면서 한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임스 리카즈는 암울한 전망에 그치지 않고, 위기의 시대를 헤쳐 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제안한다. 통화제도를 부정적으로 보고 금 투자를 강조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도 금값 상승을 예견하며 투자 가능 자산의 10%를 금으로 장기 보유하라고 제안한다.

제임스 리카즈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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