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신세계 지분 맞교환 '反쿠팡' 연대 추진
네이버-신세계 지분 맞교환 '反쿠팡' 연대 추진
  • 권경희 기자
  • 승인 2021.03.09 1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세계, 이베이 품으면 단숨에 빅2…이커머스 시장 판 흔드는 '인수전'

 

[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온라인 쇼핑 1위 네이버와 전통 유통강자 신세계 이마트가 동맹을 통한 온라인 쇼핑 사업 강화에 나선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신세계는 이르면 다음주 협약을 체결하고 2500억원 규모 지분을 교환할 계획이다. 현재 큰 틀에서 합의는 이룬 상태로 세부 사항을 놓고 막바지 협상이 진행 중이다.
양사는 이마트가 운영 중인 쓱(SSG)닷컴을 활용한 배송시스템 도입과 네이버가 이미 지분을 교환한 CJ대한통운과의 협업도 구상 중이다. 이마트는 SSG닷컴 출범 이후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쿠팡의 성장과 함께 점유율이 아직 미약하다. SSG닷컴의 작년 거래액은 3조9236억원으로, 지난해 인터넷 쇼핑 전체 규모(161조원) 대비 점유율은 약 2.5%에 불과하다. 이번 지분 교환을 통해 이마트는 네이버 플랫폼을 활용하고, 정보기술(IT)력과 데이터베이스(DB)를 접목해 과감한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도 오프라인 전통의 유통 강자인 이마트를 통해 오프라인과 연계한 사업을 확대한다. 신선식품과 당일배송 물품 확장도 노릴 수 있다.

네이버쇼핑은 작년 기준 인터넷 쇼핑 점유율 16.6%를 기록했다. 13%인 쿠팡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지만, 쿠팡이 11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할 경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어 1위 수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여기에 점유율 12.4%인 이베이코리아도 최근 매각에 나서 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 사옥을 방문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의 만남에서 유통 부문에 대한 고민과 어떤 부분에서 협력이 가능할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고 지난 2일 `네이버 서비스 밋업` 행사에서 밝혔다. 양사의 협력은 정 부회장의 네이버 방문 이후 급물살을 탔다. 네이버는 이용자들이 빠른 배송도 원하지만 프리미엄 상품 배송을 원한다든지, 당일배송인 신선식품을 빠르고 신선하게 콜드체인으로 배송되길 바라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물류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많은 온·오프라인 유통기업 중 유독 이마트와 손을 잡은 것은 다른 곳에는 없는 이마트만의 강점에 주목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것은 바로 탄탄한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한 온·오프라인 커머스 전략을 펼치는 게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이마트의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에서 이뤄지는 하루 배송 건수는 약 13만건에 달한다. 이 중 김포와 용인 등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에서 맡는 물량은 8만건, 나머지 5만건은 전국 110여 개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 설치된 PP센터에서 처리한다. 네오가 전날 밤에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에 배달하는 새벽배송을 전담하고 이마트 점포는 당일에 배송하는 이원화 전략을 통해 전체 온라인 배송물량 중 약 40%를 기존에 갖춘 오프라인 인프라스트럭처로 소화하는 것이다.

이는 오프라인 유통, 특히 할인점 시장에서 `이마트`가 가진 브랜드 파워를 활용할 수 있는 전략으로 주목된다. 이마트는 국내 최초 대형마트(1993년 창동점)로 시작해 그간 수많은 부침 속에서도 30여 년간 점포 수(현재 141개)와 매출 양쪽에서 시장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특히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으로 쌓아온 탄탄한 공급망과 매입 노하우 덕분에 채소와 과일 등 신선식품의 양과 질 모두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온라인 기반의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이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부 이커머스 서비스에서 생필품 중심의 배송대란 사태가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마트와 SSG닷컴에서 안정적인 제품 수급이 가능했던 것은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온라인 전략 때문이다. 이마트는 올해도 이마트 점포를 리뉴얼해 배송센터 역할을 맡는 PP센터를 10여 곳 더 늘려 하루 배송량을 총 14만건까지 늘릴 계획이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지난해 오프라인 점포 배송을 포함한 SSG닷컴의 거래액은 전년보다 37%나 늘었다. 이 덕분에 코로나19로 유통업 전반이 침체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이마트의 연결기준 매출(22조330억원)은 사상 최초로 2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할인점 이마트도 인위적인 폐점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1.7% 늘어나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마트 입장에서도 이커머스 역량을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온라인쇼핑 분야 최강자인 네이버쇼핑과의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본 것이 이번 제휴를 이끌었다. 특히 이커머스 사업 고도화에 필수 요소인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모두 네이버가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네이버와 연대를 통해 이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외부인사 영입 등을 통해 AI 등 이커머스 분야에서의 기술적 역량을 강화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10월 임원인사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신세계그룹 전체 통합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SSG닷컴 대표까지 겸임하면서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 강화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이어 정보통신 업계의 브레인을 잇달아 영입하며 회사에 IT DNA를 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실제 장유성 전 SK텔레콤 모빌리티 사업단장을 SSG닷컴 데이터·인프라 본부장으로 영입하고 진요한 전 SK텔레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추진그룹장을 이마트 디지털사업본부장에 앉히는 등 이커머스 최대 화두인 AI와 빅데이터 관련 인재를 끌어와 개인 맞춤형 쇼핑과 배송 효율화, 자동화 챗봇 서비스 고도화에 나섰다. 이미 상용화한 서비스도 있다. SSG닷컴은 AI 머신러닝 기술을 물류센터 재고관리에 활용 중이다. 고객의 주문 데이터를 분석해 앞으로 일주일 후까지의 상품 수요를 예측해 여기에 맞춰 센터에 입고되는 상품 중 90%를 자동으로 발주해 채워 넣는 것이다.

이마트가 네이버와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 앞서 네이버와 지분 교환을 마친 CJ대한통운까지 협업 관계가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네이버를 중심으로 유통 공룡과 물류 공룡이 집결하면서 상품군과 물류망 확충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네이버는 CJ대한통운이 제공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자사 오픈마켓 서비스인 스마트스토어와 연계하기로 했다. 풀필먼트는 온라인에서의 상품 주문부터 배송까지 물류작업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다.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와 CJ대한통운의 물류망을 연계해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24시간 당일배송 체계 구축이 고객 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체 배송망이 없는 네이버 입장에서 물류망 확충을 통해 오픈마켓 시장에서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점포를 물류센터로 활용하려는 이마트의 움직임에 CJ대한통운의 물류 역량이 더해질 경우 시너지가 클 것으로 보인다"며 "상호 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협력 관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신세계의 연합 소식이 전해지자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승부수를 띄울지에 대해서도 주목되고 있다. 카카오는 신세계그룹,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를 준비 중이다.

쿠팡 인수를 맡고 있는 카카오의 카카오커머스의 지난해 거래액은 이미 SSG닷컴 매출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 이익도 25%에 달하며 높은 영업이익률을 자랑한다.

카카오는 이날 카카오톡 안에 전자상거래 서비스만 한곳에 모은 새로운 탭 `카카오쇼핑`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분산돼 있던 전자상거래 기능을 카카오톡 친구, 채팅과 동급으로 접근성을 높여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카카오커머스는 향후 카카오쇼핑을 통해 개인의 쇼핑 경험과 취향을 반영한 개인화 추천 기능을 개선할 계획이다. 카카오가 주요 사업 변곡점마다 인수·합병으로 급성장해 온 전례가 있어 업계에선 또다시 승부수를 띄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카오는 포털 다음, 로엔엔터테인먼트 등 수조 원에 달하는 빅딜을 통해 거대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쿠팡의 상장 준비 소식과 함께 이베이코리아의 기업가치가 재조명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쿠팡이 기업가치를 55조원으로 평가받은 데 반해 작년 비슷한 규모의 거래액을 올린 이베이코리아의 몸값 5조원은 과도하게 평가절하됐다는 시각인 것이다.

권경희 기자  editor@fetime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경제신문
  • 서울특별시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225 에이스가산포휴 904호
  • 대표전화 : 02-783-7451
  • 독자제보 및 광고문의 : 02-783-2319
  • 팩스 : 02-783-1239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418
  • 등록일 : 2010-11-18
  • 발행인·편집인 : 최윤식
  • 편집국장 : 권경희
  •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주경
  • 금융경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금융경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etimes.co.kr
  • ND소프트
뉴스레터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