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건수만 잡으려고 안달하는 것 안타까워 … 지겨울 만큼 공부하다보니 전문가로 소문
관리해야 내 고객 끝까지 알려드려 … 청구 많아도 고객들 돕다보니 너도나도 가입 문의해

사진설명 - 진명희 GA코리아 빛고을지사 팀장
사진설명 - 진명희 GA코리아 빛고을지사 팀장

[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전속으로 다니는 언니가 영업 안 된다고 한숨 쉴 때 작은 건수라도 계속해보라고 여러 번 말했어요. 근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수당 큰 쪽만 신경 쓰잖아요. 작은 걸로 시작해야 큰 건수까지 들어온다는 걸 믿는 사람이 없는 거죠”

지난 9일 광주광역시 상무지구에 위치한 GA코리아 빛고을지사에서 처음 만난 진명희 팀장은 아침조례한지 채 10분이 지나지 않은 시간이지만 계속해 전화기를 붙잡고 놓지 않았다.

코로나19 여파가 이제야 불고 있다는 지방 보험 영업현장에서 그것도 월 6~70건 계약이 이뤄진다는 진 팀장은 이처럼 오늘도 정신이 없다. 이번 장기자의 GA P!CK은 진명희 GA코리아 빛고을지사 팀장을 맡고 있는 그녀의 영업인생을 들어봤다.

◇ 삼성생명에서 연금보험 팔다 카페도 차렸다가 다시 보험영업 … 매번 최선을 다했다

진명희 팀장이 처음 설계사를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후반 서울 삼성생명에서 대출영업과 연금보험을 주로 팔았다고 했다. 당시엔 연금 금리가 7.5%에 달했지만 보험영업에 대한 시각이 좋지 않았고 가족들도 싫어해 자연스럽게 개척영업을 시작했다.

“대출을 받는다고 사람들이 은행으로 찾아갔지만 전 역발상으로 은행원을 대상으로 보험 대출영업을 하겠다고 찾아갔어요. 당시엔 오후 4시 반만 되면 은행이 문을 닫았지만 그게 제 출근시간이 됐지요.”

안한다고 피해도 여러 번 간식도 주고 친해지다 보니 그게 인맥이라고 금세 영업으로 연결돼 연도대상도 여러 번 수상했다. 은행 영업이 무르익을 때 증권사로도 옮겨 영업하며 8~-9년의 세월이 흘렀다. 마침 남편직장에서 남편을 지방으로 발령 내면서 일도 그만두게 됐다.

이후 카페를 운영 해봤다. 이것도 재미가 붙어 열심히 했다. 내 장점이 그렇다. 뭐든 최선을 다한다. 실패를 한들 내가 재밌으면 그만이라고 여기는데 문제는 단점도 그거다.

우연찮게 다시 보험영업을 해보라는 제의가 왔을 때 고민이 많았다. 과거처럼 만사 다 제쳐두고 그 일에만 몰두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몇 번 고민 끝에 시작한 보험영업 또 재미가 나버렸다.

필연적으로 다시 개척을 해야 하는 상황 초점을 맞춘 곳은 병원이었다. 당시엔 목포에서 이 영업을 시작했지만 남편이 광주로 발령 나면서 옮겨야 했다. 마침 김상기 대표를 만나 현재 빚고을지사에서 일할 수 있었는데 목포에서 쌓은 업력을 토대로 광주의 개척영업도 순탄하게 이뤄졌다.

대상은 병원에 입원하신 65세 이상 노인들이었다. 돈이 별로 없으신 노인들에겐 고액의 보험 상품을 추천하기 보다는 1~2만원 사이의 저렴한 상품을 중점적으로 팔았다.

다만 팔기만 했다면 오늘 같은 결과는 없었다. 비록 저렴하게 보험에 가입했더라도 고객들이 충분한 보험금을 받도록 물심양면 지원하면서 한 병실 당 서로 가입하겠다는 문의가 쏟아졌다.

진 팀장은 “고객이 보험을 가입하려는 목적은 필요성 뿐 아니라 지불할 비용도 있어야 해요. 억지로 가입하려거나 비용도 과하면 유지도 어렵고 보험도 질리게 만들죠. 전 무조건 고객님에게 보험료를 정하라고 한 뒤 맞춤설계로 고객님들이 선택하도록 만들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남들이 그래요. 설계사라면 무조건 수당을 많이 받는 것을 선택하라고요. 근데 그건 고객님을 위한 것이 아니잖아요. 보험은 고객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야 비로소 인정을 받는 금융상품이에요. 그것만 제 마음에 새기며 일한 거죠.”

진 팀장의 진심이 먹힌 걸까? 보험사에선 청구가 많다고 싫어하는 설계사 중 하나로 꼽혔지만 동시에 고객들에겐 무한한 신뢰를 받고 그 신뢰가 노인의 지인, 가족, 친구들과 연결이 되면서 끊임없이 대가로 다 돌려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 한 가지 상품 판매 메리트 없어 … 수당 따라 지점 바꾸는 건 영업 못하는 사람들 핑계

사진설명 - 진명희 GA코리아 빛고을지사 팀장

“과거 원수사에서 전속으로 일할 때 제일 회의감을 들었던 건 해당 상품 단점을 알고도 계속 추천을 할 수 밖에 없을 때였어요. 이제 GA에 와 일하다 보니 원수사 뿐 아니라 타사 상품도 마음껏 비교하고 고객님들에게 상품 가입을 강요하지 않아서 홀가분해졌죠.”

다만 GA에 있다 보니 타 지점이나 지사로부터 스카웃 제의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야 비로소 보험 영업에 대한 재미를 느끼고 있는데 이동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 진 팀장의 생각이었다.

“주변에 수당에 따라 지점을 바꾸거나 지사를 옮기는 경우를 왕왕 있는데 그건 지금 영업에 만족을 못하거나 영업을 못하는 사람들이 자주하는 핑계에요. 본인이 열심히만 하면 충분히 만족할 수당을 얻을 수 있는데도 지사 탓을 하고 지점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거예요.”

◇ 한 때 영업 못한다 무시 받아 … 설계매니저 질릴 때까지 질문 주변 알려주며 공부

한 때 진 팀장도 영업을 못한다며 대놓고 무시당한 적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그럴수록 설계매니저를 붙잡아두고 하루고 이틀이고 질리도록 질문하고 공부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그러면 안 된다 해도 막상 영업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설계사들은 한방에 해결하려해요. 그래서 높은 수당과 큰 건수에 집착하고 결국 수당이 낮으면 고객에게 추천도 안하죠. 저는 영업부진으로 무시당했어도 한방을 노리기보단 공부를 통해 전문가가 되니 기회가 오더라고요”

“하루는 개척을 위해 찾은 병실에 입원한 어머니 한 분이 자신 딸도 보험설계사를 한다고 하니 당시 병실에 있던 사람들은 개척을 하러 온 저 대신 입원한 어머니의 딸에게 보험을 가입하겠다고 말하더라고요. 근데 상품을 팔려면 보험을 알아야 하는데 물어보니 아무것도 모르더라고요. 딸 보다 제가 더 설명해드리자 병실에 입원한 환자 모두 제게 보험을 가입했어요.”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하는 영업이 잘되니 시기와 질투도 받는다는 진 팀장은 과거 무시당했던 기억 때문인지 아는 보험 지식을 잘 모르는 설계사들에게 가르쳤다. 이제 사람들이 뭘 물어볼 때마다 보험지식이 술술 나올 정도가 되니 주변에선 보험 박사라고 불리고 있었다.

◇ “놀 때도 고객 집에 가서 놀자”는 고객관리 … 돈 번다고 건강 잃는 건 미련, 쉴 때 쉬어야

“아무리 가입자가 많아도 고객 관리가 안 되면 보험 영업하기 힘들어요. 요즘 젊은 고객들은 관리가 조금만 소홀해져도 타 보험설계사들에게 관심을 돌리는 건 일도 아니에요. 비로 제 보험 가입자들이 값싼 보험료를 내고 있을지라도 꾸준한 고객관리가 이어지니 계속 지인이나 가족들에게 저를 소개시켜주시더라고요. 그게 절 이 자리에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됐고요”

진 팀장은 고객관리를 위해 꾸준히 디엠을 보내고 사소한 기념일이라도 챙기면 지나가는 고객이 아니라 평생고객이 된다고 말했다. 고객관리라고 1년도 못하고 나 몰라라 하는 사람도 많지만 1500여명이 넘는 고객 모두 언제든 자신에게 전화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다수의 제 고객들은 보험설계사가 편하니까 모르는 게 있으면 저에게 물어보세요. 그러면 최대한 답해드려요. 그래도 이게 참 수고스럽다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니 작은 마음이라도 표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 중에선 선물까지 주시는데 늘 고맙고 감사드려요”

진 팀장은 다시 보험영업을 시작할 때는 집 담보 대출을 갚기 위한 목적이 컸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일을 하면할수록 고객의 평생 보험설계사로서 역할을 할 때 가장 보람차고 뜻 깊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고객들 생각 때문에 이젠 놀 때도 고객 집에 가서 놀자가 신념이 돼버렸죠. 혼자서 이루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도움 받은 만큼 돌려드리고 너무 일에만 매달리지 않고 쉴 때 쉬면서 앞으로 재밌게 사는 것이 제 목표가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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