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하버드 대학 역사학 교수 레오 담로슈가 쓴 <더 클럽>은 18세기 후반, 대영제국의 수도 런던의 선술집 ‘터크즈 헤드 태번’에 모여 정치, 경제, 역사, 예술, 문학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인 당대 엘리트 지식인들의 모임을 말한다.

경제학을 확립한 국부론의 애덤 스미스, 로마제국 쇠망사를 완성한 옥스퍼드의 역사가 에드워드 기번, 스코틀랜드 출신의 걸출한 전기 작가 제임스 보즈웰, 영국 보수당의 토대를 이룩한 정치가 에드먼드 버크 등 당시 영국을 대표하는 정치, 경제, 역사, 예술, 문학 등 다방면의 엘리트들이 1764년 ‘더 클럽’이라는 모임을 통해 위대한 작품과 이론, 정책을 비롯한 다양한 결과물들을 완성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탐구했다.

주인공은 최초의 근대적 영어사전을 발간한 영문학자이자 시인 새뮤얼 존슨이다. 클럽에 모인 지식인들의 다양한 캐릭터는 전기(傳記) 저술에 재능 있었던 제임스 보즈웰의 펜을 통해 생생하게 기록된 걸 바탕으로 그려졌다. 여기에 클럽 멤버이자 초상화가, 왕립미술아카데미 총장 조슈아 레이놀즈가 남긴 클럽 멤버들의 그림을 더하면서 전 세계 상업과 무역을 독점하며 식민지 제국을 건설하던 대영제국 찬란한 시절의 문화지도가 완성된다.

이야기의 초점은 새뮤얼 존슨과 제임스 보즈웰의 삶과 우정에 맞춰져 있다. 흥미진진한 인물은 ‘존슨의 생애’ 저자 제임스 보즈웰이다. 100 페이지 정도 소개되는 제임스 보즈웰의 삶은 18세기 영국 말단 귀족이자 부르주아 지식인의 전형적인 삶을 보여준다. 법률을 공부한 후 유력 집안 자재들의 필수 코스였던,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교양을 쌓는 그랜드 투어(The Grand Tour)를 돌며 보즈웰은 장 자크 루소나 볼테르 같은 당대 지식인과 교류한다. 영국으로 돌아와서는 변호사와 저술가의 삶을 살면서 아버지뻘 되는 새뮤얼 존슨과 평생 우정을 나누고, 존슨의 삶을 후세에 기록으로 남겼다. 상류층 귀부인, 여배우, 매춘부를 두루 만나는 방탕한 리베르텡(libertine)으로 살면서 쉴 새 없이 주변 사람들의 대화를 기록한 제임스 보즈웰은 <더 클럽>에서 만나게 되는 거물급 지식인들 중 가장 인상적인 인물이 될 것이다.

레오 담로슈 지음 / 아이템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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