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으로 리드하려면 ESG 빨리 정착해야”

 

[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우리나라는 현재 ‘규제를 하는 쪽으로 가느냐, 규제를 당하는 쪽으로 가느냐’ 기로에 서 있다. 우리가 세계를 리드하는 곳에 서기 위해서는 우리도 빨리 선진국들이 하는 기준에 서야 한다.”

김진성(사진) 기업지배구조원 ESG 평가팀 팀장은 지난 27일 여의도 사옥에서 만나 국내 기업들의 ESG 수준을 끌어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앞으로 건강하고 바른 기업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며 “건강한 체력과 올바른 선택을 하는 기업이 오래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30년 전에 200대 기업이 현재 살아남은 기업이 많지 않다”며 “이유가 회계조작 등 건강하지 못하거나 올바르지 못한 선택으로 살아남지 못한 기업들로 그 때 그 기업들을 현재의 ESG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낮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라며 ESG 평가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최근 들어 기업들이 ESG를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 김 팀장은 코로나19로 갑작스럽게 어려움에 처한 하나투어를 예로 들며 “과거 재무적 기준으로만 봤을 때는 하나투어의 경우 잘 성장했고, 향후 위기에 대해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환경 요소에 부딪히면서 하나투어는 위기를 겪게 됐다”며 재무적 기준만으로 투자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을 투자자들이 깨닫기 시작하며 환경과 지배구조, 평판 등 비재무적 기준을 세우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재무적 요소를 강조하다 보면 주주 이익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팀장은 “과거에는 내 이익만 챙기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내 이익만 챙겨서 주주 이익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고 주주 역시 앞으로는 내 이익만 생각하면 주주 이익은 실제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에서 ESG에 가장 큰 투자를 보이고 있는 SK에 대해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쇼가 아니냐는 주변의 시각이 있어 온 것에 대해 김 팀장은 “그룹 차원에서 의구심이 많았지만 이미지 변신만을 위해서 투자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자원을 그룹차원에서 사활을 걸고 있고, 빠르게 변해가는 세계 트렌트 속에서 SK가 선도기업으로서 잘 하고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ESG를 잘 해야 무조건 오래 살아남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ESG 기준으로 투자가 점점 강화되고 있기에 기업들도 나에게 맞는 ESG가 무엇인지 빠르게 판단하고, 잘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