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신한페이판·KB페이·우리원(WON)카드 앱에서 다른 금융사 계좌 조회·출금·이체 가능

[금융경제신문=정성화 기자] 카드사들이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모든 금융사의 금융계좌를 조회하고 이체할 수 있는 오픈뱅킹(Open Banking) 서비스에 본격 뛰어든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오는 31일부터 오픈뱅킹 서비스를 개시한다. 이에 따라 현재 사용 중인 카드사 앱에서 시중은행을 비롯해 상호금융, 증권사, 우체국 등 오픈뱅킹 참여 중인 다른 금융회사들의 본인 계좌 조회·출금·이체가 가능해진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금융사 앱으로 모든 금융 계좌를 조회하고 이체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지난 2019년 12월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본격 서비스가 개시됐다. 금융당국이 오픈뱅킹 참가기관 범위를 넓히면서 지난해 12월부터는 상호금융·우체국·증권사 등으로 오픈뱅킹이 확대·시행된 바 있는데 이번에 카드사들도 이에 동참하는 것이다.

당초 규정에는 오픈뱅킹을 이용할 수 있는 금융기관은 계좌가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그간 카드사는 수신기능이 없어 결제망 공유와 수수료 문제 등으로 참여가 보류되다가 지난해 6월부터 카드사들과 여신금융협회가 공동으로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려 오픈뱅킹 참여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 

금융결제원이 지난해 12월 계좌가 없는 '정보제공기관'도 오픈뱅킹을 이용할 수 있도록 추가하면서 카드사들도 고객 카드결제 정보 등을 다른 금융사에 제공하는 조건으로 오픈뱅킹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은행권에서 처음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모든 은행이 자사 서비스에 가입을 유도하는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만큼 카드사들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신한·KB국민·우리카드 등 은행지주 계열 카드사들이 다른 카드사들보다 빠르게 서비스를 출시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고객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신한·KB국민·우리카드는 31일부터 각각 신한페이판·KB페이·우리원(WON)카드 앱에서 타 카드 및 계좌 조회·이체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삼성·현대·롯데·하나·비씨카드 등 나머지 카드사들은 이미 오픈뱅킹을 시행 중인 다른 금융사 플랫폼에 정보를 제공하되 추후 자사 앱에서도 오픈뱅킹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오픈뱅킹 시행을 앞두고 카드사들의 사전 유치전도 뜨겁다. 신한카드는 자사 앱인 신한페이판에서 오픈뱅킹 사전 가입을 신청한 고객을 대상으로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에 있고 KB국민카드는 오는 30일까지 KB페이 또는 리브메이트에서 오픈뱅킹을 사전등록한 모든 회원에게 스타벅스 쿠폰을 증정하고 경품 추첨을 통해 골드바, 포인트리 1000점 등을 제공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경쟁에서 성공 여부는 고객 선점에 달려있는 만큼,  사전 이벤트로 고객을 유인하는 것은 고객을 선점하고 고객을 잡아두려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오픈뱅킹 서비스가 전 금융권으로 확대된 만큼 충성 고객 확보가 관건이기 때문에 은행지주 내 카드사의 경우 다른 카드사들보다 계열사 은행 고객을 계좌를 통해 카드 서비스와 묶어 두려는 욕구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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