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경영 일선 물러나는 모양새 취해 전문성 높여 기업 가치 높이려는 의도
지난 10월 국정농단·경영비리 상고심 집행유예 확정... 상장 심사에 영향 판단

 

[FE금융경제신문= 최원석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12월31일자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19일 공시했다.

신 회장의 사퇴는 호텔롯데 상장 작업의 신호탄이라는 관측이다. 신 회장이 호텔롯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하고 전문성을 높여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10월 국정농단·경영비리 상고심에서 집행유예가 확정된 게 상장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로써 롯데호텔은 신동빈·송용덕·김정환·박동기 체제에서 이봉철·김현식·최홍훈·이갑 대표 체제가 됐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책임 경영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했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한 '뉴(new) 롯데' 핵심 과제로 꼽힌다. 뉴 롯데는 2017년 10월 출범한 롯데지주를 정점으로 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한국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작업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 지배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하는데, 호텔롯데 상장은 이 과정의 필요조건이라는 것이다.

호텔롯데 상장이 중요한 이유는 이를 통해 일본 주주 지분율을 50%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지분 99%를 가지고 있다. 롯데지주 출범 이후 대부분 계열사는 롯데지주 지배를 받고 있지만, 일부 계열사는 호텔롯데가 최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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