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법, 감염병예방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 등 검찰에 고발
역학조사 끝나지 않은 서초1배송캠프 쿠팡맨을 9월 1일부터 업무 투입 의혹
역학조사관 방문 없는 가운데 자체 CCTV 돌려보면서 관리... 방역지침 위반
역학조사 진행중에 배송 인력 ‘쿠팡맨’을 남양주 배송캠프로 출근시켜 ‘물의’

[FE금융경제문= 김용오 편집인]  쿠팡 김범석 대표가 '코로나19' 사태의 최대 수혜자이면서도 방역당국 비협조자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언택트' 시대를 맞아 엄청난 매출을 올리면서도 쿠팡맨 등 물류센터 노동자 등에 대한 코로나19 예방 준수 및 관련 사항에 대한 소홀함, 무신경·모르쇠 등으로 대처해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노동계는 쿠팡이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후에도 이를 은폐하고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9월 3일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모임'과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 지원대책위원회'가 김범석 쿠팡 대표를 포함해 쿠팡㈜ .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유한회사 관계자 9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산업안전보건법과 감염병예방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물류센터 운영법인으로 물류센터 노동자 고용주체다. 이들은 "집단감염 우려에도 오후조 출근을 강행시키는 등 사업주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어겼다"고 주장했다. 

모 매체 보도에 따르면 두 단체는 2일 "부천신선센터 최초 확진자 발생 시점 전후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고 감염병 예방에 대한 사업주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며 서울동부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부천물류센터 확진자가 최초로 발생한 것은 지난 5월 23일이다. 방역당국은 다음 날 오전 쿠팡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지만 쿠팡은 반나절에 걸친 소독 작업 후, 오후조 근무자들을 평소와 같이 작업장에 투입했다. 물류센터 내 노동자 근무는 25일 오후 7시까지 계속됐다. 이같은 쿠팡의 초기 대처 미흡으로 152명이 집단감염되는 사태로 이어졌다고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는 보고 있다.

정병민 변호사는 매일노동뉴스에서 "쿠팡은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사업주의 안전·보건에 관한 조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5월 25일 부천물류센터 폐쇄 시각을 거짓으로 보고하며 당일 오후조 근무자들이 출근해 근무했다는 사실을 고의적으로 은폐했다"며 "경기도에 물류센터 직원 명단 제공을 고의적으로 지체해 방역당국의 초동대응과 역학조사를 방해해 감염병예방법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방영당국 관계자는 "부천 사태에 앞서 5월 19일에 인천 6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만큼 사측은 코로나19 감염우려를 인지해 대비책을 강구했어야 했다. 하지만 쿠팡 부천물류센터는 지난 7월 2일 영업을 재개했으나 여전히 형식적인 방역에 그치고 있어 보인다"며 "근무자들은 언제 또다시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터질지 불안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중요한 문제는 쿠팡이 캠프 등 노동자들의 코로나19 현황에 대한 사실여부를 속이고 자체적으로 코로나19 문제를 처리한다는 의혹이다.

3일 모 매체 보도에 따르면 쿠팡은 역학조사가 끝나지 않은 서초1 배송캠프의 배송 인력인 쿠팡맨을 9월 1일부터 업무에 투입했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쿠팡은 자체 역학조사로 150명 가운데 6명만 밀접접촉자와 능동감시자로 분류해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했고, 모두 음성 판정을 받자 배송 인력에게 업무 복귀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서초1 캠프는 9월 1일 오전 현재 여전히 폐쇄된 상태로, 같은 날 오전에 투입된 주간조 배송 인력은 경기도 남양주시의 배송캠프에서 업무를 시작해 추가 지역 전파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밀접접촉자 및 능동감시대상자 등은 보건 당국이 결정했다. 또한 밀접접촉자 혹은 자가 격리 대상자가 아닌 인원들의 근무 여부에 대해 보건당국에 문의한 결과 쿠팡은 보건당국으로부터 근무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쿠팡 서초1 캠프 역학조사를 담당하는 서초구청 관계자는 9월 1일 오후 "서초1캠프 역학조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역학조사가 끝나야 밀접접촉자와 능동감시자 수를 알 수 있어 아직은 정확히 모른다"며 "쿠팡 서초1 캠프가 재가동하는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서초1캠프 주간조로 일했던 쿠팡맨은 8월 3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폐쇄됐다. 그런데 쿠팡은 서초 1캠프 소속 쿠친들에게 9일 1일부터 업무에 복귀하라고 하루 전인 8월 31일 오후 7시 24분에 지시했다. 자체적으로 분류한 밀접접촉자와 능동감시자의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이었다. 쿠팡은 업무 복귀를 지시하며 서초 1캠프는 9월 1일 오후부터 열 계획으로, 오전에 출근하는 주간조 쿠친들은 아직 열지 않은 경기도 남양주시의 배송캠프로 출근하라고 덧붙였다.

9월 1일 오전 남양주캠프에서 일을 시작한 서초 1캠프 소속 쿠팡맨은 "나는 주간조인데,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았다. 150여명 중 6명만 검사를 받았다고 하니 당연히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확진자가 5톤 트럭을 몰며 캠프의 같은 곳에서 물건을 싣고 나르기 때문에 당연히 동선이 겹칠 수밖에 없는데 접촉자가 6명 밖에 없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쿠팡은 방역당국 역학조사관의 방문이 없는 가운데 자체적으로 CCTV를 돌려 보면서 단순접촉자와 능동감시자를 분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은 내부 공지에서 "역학조사관 내방(X)" "역학조사관의 다른 곳 역학 조사로 인하여 보다 빠르게 캠프 및 미니캠프에서 활동을 CCTV를 보면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스스로 자체 조사를 한 뒤 CCTV만 역학조사관에게 보낸 셈이다. 

역학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간조를 맡은 배송 인력인 쿠팡맨을 남양주의 배송캠프로 출근시킨 것도 큰 문제다. 한 쿠팡맨은 "우리도 정확한 결과를 몰라 불안한데, 만에 하나 남양주캠프로 코로나19를 전파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 라고 호소했다.

쿠팡은 지난 5월에도 부천 신선식품 물류센터에서 시작된 '쿠팡 발 코로나 사태" 당시 물류센터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숨기고 다른 직원들을 출근 시키는 등 피해를 키워 국민적 비판을 받은 전례가 있다.

결국, 쿠팡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코로나19 방역 미비, 관리 허술, 감추고 속이는 등 갖가지 문제에 대한 법률적, 도덕적 책임은 김범석 대표에게 있다는 게 노동계의 주장이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