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잠식하는 IT공룡들 ‘일반인’도 큰 영향력 느끼는 듯

한국 금융계 영향력 인물 45인에 김범수(사진 오른쪽) 카카오이사회 의장과 이해진(왼쪽)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 '카카오'와 '네이버' 수장이 모두 포함됐다. 김범수 카카오이사회 의장은 종합 1위를 차지했다.
한국 금융계 영향력 인물 45인에 김범수(사진 오른쪽) 카카오이사회 의장과 이해진(왼쪽)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 '카카오'와 '네이버' 수장이 모두 포함됐다. 김범수 카카오이사회 의장은 종합 1위를 차지했다.

[FE금융경제신문=특별취재팀 권경희국장·장인성·정성화·안다정·최원석기자] 금융경제신문 <창간23주년특집> ‘2020 한국 금융계를 움직이는 인물 45’ 조사를 통해 눈에 띄는 인물이 여러 명 배출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카카오 관련 인물들이다. 1위로 선정된 김범수 카카오이사회 의장은 물론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나란히 금융계 영향력 인물로 선정된 것은 정보기술(IT)이 금융계에 얼마만큼 깊숙이 들어왔는지를 반영하는 결과다. ‘카카오’는 2020년 초 카카오뱅크의 은행권 진출 이슈부터 카카오페이의 증권진출과 보험진출, 카카오게임즈 기업공개(IPO) 성공과 카카오뱅크 IPO 진출 발표 등 현재까지 금융계에 끊임없이 이슈메이커로 자리했다.

카카오와 쌍두마차를 달리는 네이버의 대표 주자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도 함께 후보에 오른 것 역시 IT공룡들의 금융계 진출이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함을 반증한다.

코로나19 영향력으로 글로벌 저성장 속에서도 주가 상승 세계 2위를 이끈 ‘동학개미’가 금융계 영향력 인물 후보에 올랐다는 것도 이색적이다. 1차 금융전문가 조사에서 동학개미는 후보 45위로 가까스로 선정됐지만 2차 설문조사에서는 전문가 점수 11위, 종합 점수 20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금융과 상관없을 것 같은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23위에 오른 것도 놀랍다. 금융시장의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부동산을 규제하는 장관으로 김 장관의 발언 이후 집값 폭등에 이어 30대 ‘영끌’과 ‘빚투’, ‘대출제한’ 등 금융시장을 어두운 터널로 이끈 게 선정 이유로 보인다.

‘금융 전도사’로 불리는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후보에 오른 것도 눈에 띈다. 존 리는 SBS 주말예능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욜로=지옥행”이라는 현실 조언을 해 ‘최고의 1분’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번 영향력 인물 후보 1차 선별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꼽힌 45인 외에도 눈에 띄는 많은 후보들이 있었다. 이 중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여러 명으로부터 후보에 올랐다. 이재명 지사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이 지사가 한 말이 금융계에 자주 언급될 정도로 영향력이 있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앞으로 핀테크를 이끌어 갈 혁신 모델을 만들 분으로 기대된다는 의미로 이해민 핀다 대표도 여러 명의 순위에 있었다. 인공지능(AI) 관련 핀테크 스타트업 ‘멋쟁이사자처럼’ 대표 이두희 프로그래머도 후보에 올랐다. AI 핀테크에 대한 기대감이 금융계에 높다는 것을 반증했다.

한승표 리치앤코 대표는 보험업계 전문가들로부터 여러차례 후보에 올랐다. 보험업계에 영향력이 있고 인지도도 높다는 평이다.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도 후보에 올랐다. 새로운 역사를 쓰는 사람으로 증권가에 역대급 엔터테인먼트 신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의견들이었다.

김병주 엠비케이 파트너스 회장도 올라와 주목됐다. 홈플러스 장난질 등 사업적 투자에는 대체로 부정적이나 인수합병 규모가 크고 우리나라 대표 사모펀드 운용사로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의견을 여러분이 줬다.

유튜버를 후보로 올린 이들도 있었다. 델림이라는 유튜버는 상당한 순위에 1차 후보로 올린 이들이 있어 주목을 끌었다. 델림은 사회초년생으로 금융 관련 지식을 알려주는 유튜버다. 삼호어묵이라는 유튜버 역시 마찬가지로 상위권에 후보를 올린 이가 있었다. 삼호어묵이 글을 올리면 부동산 관련 댓글이 몇 백개씩 달릴 정도로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의견이었다.

‘2020 한국 금융계를 움직이는 인물 45’ 조사와 함께 펼친 ‘금융에 대한 의식조사’에서 KB(국민)와 삼성에 대한 일반인들의 높은 호감도를 엿볼 수 있었다.

응답자들은 ‘자녀에게 취업을 권하거나 본인이 취업하고 싶은 금융사 브랜드’로 KB(44%), 신한(14%), NH(9%), 카카오(9%), 삼성(8%) 순으로 꼽았다. MZ세대 이미지와 어울리는 금융사 브랜드로도 KB(50%)가 1위를 차지하고 신한(19%), 삼성(10%), NH(7%), 하나(6%), 우리(5%) 등 뒤를 이어 KB에 대한 이미지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을 보여줬다. 이는 KB가 김연아, 이승기, 방탄소년단(BTS), 펭수 등 젊은 이미지를 내세워 광고를 꾸준하게 이어온 게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갖게 해준 요인으로 분석된다.

2020 디지털 친화적인 은행 역시 카카오뱅크를 제치고 KB가 33%를 차지하며 1위, 카카오(22%)와 신한(22%)이 근소한 차이로 2, 3위를 차지한 것도 젊은 이미지를 앞세운 광고이미지에 과감하게 정보기술(IT) 투자를 펼친 KB의 성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은행계에 KB가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면 증권과 보허업계는 삼성이 눈에 띄게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2020년 가장 신뢰도가 높은 증권사·VC사를 물은 질문에 삼성증권(37%)이 1위, 한국투자증권(22%) 2위, 미래에셋대우(20%) 3위, 신한금융투자(14%) 4위를 차지했다. 2007년 글로벌 고객만족도 증권부문에 1위로 선정되기도 한 대신증권이 6위로 밀린 것은 안타까운 결과다. 순위에 밀린 것 보다 응답률이 높지 않은 숫치를 받았다는 것은 과거 영광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저금리 시대 내 돈을 잘 운용 해 줄 것 같은 증권사에도 삼성증권(33%)이 1위를 차지하고 한국투자증권(22%), 미래에셋대우(22%)가 미비한 차이로 2, 3위를 이뤄냈다. 신한금융투자는 16%로 4위를 차지했다.

선호하는 보험사에는 삼성생명이 31%로 압도적 1위를, 삼성화재(9%), 현대해상(8%), KB손해보험(8%), 메리츠화재(7%), 신한생명(7%), DB손해보험(7%), 한화생명(6%) 등 비슷한 선호도를 보이며 2위에서 9위까지 경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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