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빚투 지난해 대비 162.5% 증가
'큰손'은 아니지만 20대 주식시장 참여 활발해져
'빚투' 통해 고수익 노리다 반대매매 당할 수도
신용거래 이자율 증권사마다 달라 유의해야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FE금융경제신문=안다정 기자] #사회초년생 A씨(26)는 최근 비대면 증권계좌를 개설했다. 현재 연봉으로 집을 살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 않아 예·적금보다는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은 주식에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또 증권사의 ‘신용융자’를 이용하면 자금을 더 확보할 수 있어 기대수익률도 그만큼 올라갈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고 있다.

최근 들어 ‘빚투’ 열풍이 거세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부터 주식시장이 ‘활황’이 지속되면서 주식시장 참여자가 늘어난 것이다. 또 저금리 환경이 장기화되고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개미’가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레버리지(지렛대)를 일으켜 빚을 내 주식자금을 더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빚투주의보’가 울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5일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 동향 및 투자자 유의사항’에서 지난해 말 대비 신용융자잔고가 77.5% 증가했으며, 특히 청년층(만 30세 미만) 중심으로 신용융자를 활용한 주식투자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기준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를 위한 신용융자 잔고는 16조4000억원 수준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융자란 개인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주식 매수대금을 융자해주는 것으로, 증권사마다 일정 이자율을 부과하고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다.

다만, 유가증권(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은 차이를 보였다. 코스피 시장의 신용잔고 비중은 지난해 말 44%를 기록하다 지난달 49.7%를 기록하며 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코스닥 종목은 56%에서 50.3%로 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려와 달리 주가하락 위험성을 고려해 신용융자 시 우량주와 대형주에 투자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주로 바이오 분야 기업으로 신용잔고금액이 몰렸다. 씨젠, 삼성전자, 셀트리온헬스케어, 카카오, LG화학 등이 신용잔고 순증가 상위 5개사로 나타났다.

신용융자 잔고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 대비 신용융자 이용률은 청년층(만 30세 미만)이 가장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 30세 미만 청년층은 지난해 말 전체 신용융자잔고에서 1.7%의 비중만 차지했지만, 올해는 전년 대비 162.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전히 전체 신용잔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 수준으로, 중년층(만 30세 이상~만 50세 미만)이 46.0%를 기록하며 ‘신용융자 큰손’으로 자리를 지켰다.

◇ ‘제동장치’ 없어… 부실화하면 증권사 재무건전성도 타격

이렇듯 20대를 중심으로 신용융자 비율이 늘고 있지만 마땅한 제동장치가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20대의 경우 사회초년생이 대부분이라 자금여력이 충분치 않음에도 ‘빚투’를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 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이 과정에서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우려도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신용공여의 합계액이 자기자본의 200%를 넘지 않아야 하고, 기업을 제외한 개인 대상 대출 규모는 자기자본의 100%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을 통해 제출받은 국내 증권사 34곳의 신용공여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말까지 부실연체 누적 금액이 1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빚투’가 늘어난 만큼 부실화가 진행된 신용융자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융자 부실연체가 발생하면 증권사의 손실로 잡히게 돼 재무건전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작년보다 부실연체 상승률이 높은 증권사는 메리츠증권(141.6%·25억원), 한화투자증권(40.5%·41억원), 삼성증권(31.4%·57억원), 키움증권(30.6%·6400만원) 순이었다.

◇ 이자비용 감안해 신용거래 해야

투자자들이 신용거래에 뛰어드는 이유는 더 많은 목돈을 가지고 주식에 투자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모든 손익이 본인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특히 대출 등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하는 경우에는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가 일어나 손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또 신용 거래 시 담보유지비율을 수시로 확인해 보유주식의 임의처분에 대한 투자손실을 방지해야 한다. 담보유지비율이란 ‘담보의 평가금액/신용공여총액’이 증권사에서 정하는 일정 수준(140%)에 미달하면 증권사가 반대매매를 통해 보유주식을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특히 신용융자 이자율은 증권사마다 차등적이지만 9월 말 기준 신용융자 이자율은 5.75%(1~7일)~8.75%(180일 초과) 등 다양하며, 통상적으로 은행 신용대출보다 높게 형성돼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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