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펀드와 달리 개인별 맞춤형 자산 관리에 초점
가입 최소금액 일반 금융상품보다 높게 형성돼 ... 자산가 '호응'
저금리 장기화 등 대내외 여건 어려워
여러 상품 투자할 수 있는 매력 부각돼

(사진=Pixabay)
개인별 자산 관리가 가능한 랩 어카운트가 인기를 얻고 있다. 펀드가 다수의 자금을 모아 운용하는 형태라면 랩은 1인별로 자산 관리가 들어간다. 특히 일부 상품은 운용 지시가 가능해 투자자 맞춤형 자산관리가 가능한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사진=Pixabay)

[FE금융경제신문=안다정 기자] 최근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인해 개인별 맞춤 자산 관리가 가능한 랩 어카운트가 각광받고 있다. 펀드와 달리 랩은 개인별 단독 운용이 가능하고, 제한적으로 운용 지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맞춤형 종합자산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펀드는 불특정 다수의 자금을 모아 한꺼번에 운용하는 형태라 투자처가 이미 정해져있고 중간 해지를 하려면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랩은 이와 달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한화투자증권은 자사 ‘델타랩’이 연간 판매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금융공학 모델을 기반으로 운용역이 기초자산의 변동성에 따라 운용하는 상품이다. 계약 당시 고객이 목표 수익률을 설정한 후 이 수익률을 조기달성하면 해지도 가능하다. 매매차익은 비과세를 적용받아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배당을 통한 추가 수익 실현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마별로 자산 비중을 결정하는 분야별 랩 시리즈도 인기다. 하나금융투자가 지난 3월 출시한 ‘하나 고배당금융테크랩’ 시리즈의 누적 판매액은 9개월 만에 1119억원을 돌파했다. 자산 관리 수요가 전반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판매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전체 랩 어카운트 운용규모는 10조원을 돌파했다. 각각 주식랩 1조원, 채권랩 9조원 규모다. 이 중 누적수익률 기준으로는 '하나 4차산업 1등주랩'이 지난 2016년 6월 운용을 개시한 후 117%의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랩 상품은 최소가입금액을 1000만원으로 두고 있어 맞춤형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의 수요가 큰 것으로 보인다. ELS 등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금융상품이 100만원을 기준점으로 삼는 것과 달리 투자 규모 단위가 한 층 더 높게 형성돼있다.

코로나19 확산 후 저금리 기조가 확산되면서 한 가지 투자 방법으로는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랩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랩 상품도 주식형·채권혼합형·CMA형MMW·채권형MMW·펀드·맞춤형·자문형 등으로 구분돼 투자 성향에 맞게 상품을 선택할 수 있어 투자자의 눈길을 끌 가능성이 크다.

금융투자협회 랩어카운트(일임형) 총 잔고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16조7967억원 규모였던 잔고는 올해 10월 말 기준 131조1800억원으로 늘어났다. 10개월 새 12%나 증가한 셈이다. 3년 전인 2017년 10월은 109조1505억원을 기록하며 2년 사이 7조원 증가한 수치보다 올 한 해에 유입된 자금이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자산 관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최근 증시로 유입되는 자산가 층이 두터워지고 있어 랩 어카운트의 성장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별 자산 맞춤이어도 원금 손실은 가능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가장 중요한 지표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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