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제주은행·신한금융, 인수설 부인 "M&A 검토한 적 없어"
한때 제주은행 주가 급등

[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가 제주은행을 인수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한때 제주은행 주가가 급등하는 등 파장이 일었지만 네이버와 제주은행 양측이 이 내용을 강력하게 부인하면서 '네이버의 제주은행 인수설'은 일단은 해프닝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제주은행은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네이버의 제주은행 인수 검토와 관련된 내용은 전혀 사실 무근임을 공지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역시 전날 입장문을 내고 "(네이버는) 제주은행 인수를 검토한 바 없으며, 제주은행과 관련 협의를 전혀 진행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융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 또한 금융회사 인수를 통한 직접 진출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으며 제주은행 인수나 은행업 면허 취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내용은 사실무근 임을 알려드린다"고 부연했다.

제주은행 최대주주인 신한금융지주도 매각설을 부인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네이버가 제주은행 인수 관련 접촉을 해온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증권가에선 네이버가 제주은행을 인수한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19일 한 언론보도를 통해 이같은 내용이 알려졌다.

현재 제주은행은 신한금융지주의 자회사 신분이다. 1969년 설립된 제주은행은 2002년 신한금융지주로 편입됐고 신한금융은 제주은행 전체 지분의 75.31%(2419만6024주)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우리사주 5.91%(189만7269주)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 중이다.

신한금융이 은행업 부문에서 신한은행과 제주은행 두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 중복의 비효율성을 해소하기 위해 지주 차원에서 제주은행 매각을 물색하고 있다고 알려졌의나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된 적은 아직 없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국내 금융회사 등 전략적 투자자(SI) 등을 상대로 제주은행 매각 의사를 타진했으나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논의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네이버 또한 은행업 진출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은행업 진출은 시간 문제'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네이버가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간접적으로 금융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본격적인 금융업 진출을 위해 결국 금융당국의 인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미 경쟁사인 카카오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고 카카오뱅크를 출범시켜 순항 중에 있고  이에 질세라 네이버도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앞세워 네이버통장, 네이버대출 등을 출시하며 숱한 화제를 낳았지만 금융사가 아니기 때문에 한계도 보였다. 실제로 네이버통장과 네이버대출은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캐피탈의 상품임에도 네이버가 직접 만든 금융상품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여기에 최근 네이버는 민간인증서의 공공기관 사용 활성화를 위한 '공공분야 전자서명 시범사업'에 지원했다가 고배를 마셨고 추진 중인 마이데이터사업 시범사업자 본인가 통과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배경에서 언론보도를 통해 '네이버 제주은행 인수설'이 알려지며 시장에서 강한 설득력을 얻었지만 네이버, 신한금융, 제주은행 등이 관련 내용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일단 소문으로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수설이 나돌면서 3000원 대에서 거래되던 제주은행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5600원 선을 넘기기도 했다. 네이버가 제주은행 인수늘 부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급등세가 진정됐고 결국 전날보다 4.17%(185원) 하락한 4250원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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