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바이러스, 투자 버블, 가짜뉴스는 왜 퍼져나가고 언제 멈출까. 감염병이 유행하면 언제 종식될 지가 모두의 관심사다. 그리고 주식 매수 시점은 언제가 좋을지, SNS 홍보가 얼마나 퍼져나갈지 등등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며 살아간다. 이를 위한 방법은 주어진 정보를 최대한 찾고 분석하는 것이다. 그런데 종종 혁신가들은 전혀 달라 보이는 현상들 속에서 강력한 공통 법칙을 찾아낸다.

이 책 역시 금융 시장뿐 아니라 감염병과 여론, 마케팅에서 폭동까지의 ‘전염’ 문제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책이다. 이 책은 보이지 않던 것을 수학으로 보여준다. 전염병의 시작이 바이러스의 전파력과 감염에 대한 사람들의 민감성에 좌지우지되듯 온라인 전염도 비슷한 법칙에 따른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어떻게 전염병의 확산을 저지할지, 어떻게 금융 위기의 재발을 막을지 등이 명료하다. 

주제에 대한 통찰이 깊지만 복잡하지 않게 읽힌다. 수리적 기법이 포함된 지적인 논리 전개 속에 읽는 재미를 더했다. 코로나19 관련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영국의 수학자이자 역학자인 애덤 쿠차르스키 교수(런던 위생 열대의학 대학원)는 복잡한 세상의 알고리즘을 풀기 위해 수학이라는 도구를 꺼내 들었다. 주제는 그의 전문 분야인 ‘전염’이다. 단, 여기서의 전염은 의학에서의 전염만은 아니다. 

쿠차르스키 교수는 트위터에 사진 한 장을 잘 못 올렸다가 짧은 시간에 수백 번 리트윗 되는 걸 경험하면서 이 책을 착안하게 된다. 정정 트윗을 올리면서 수학자답게 언제 전염이 멈출지 호기심이 일게 된 것. 서로 다른 삶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전염을 탐구하며 어떤 것이 퍼져나가는 이유와 아웃브레이크가 그런 양상을 보이는 이유를 재밌게 분석했다.

<수학자가 알려주는 전염의 원리>는 각종 사회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수학적 방법을 적용하는 한편, 거기서 멈추지 않고 예측과 대처까지 나아간다. 책에서는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팬데믹, 금융위기, 총기 폭력, 가짜 뉴스, 랜섬웨어, 인터넷 유행 뒤의 공통 패턴을 찾아낸다. R값, 아웃브레이크, 슈퍼 전파 등으로 복잡하게 연결된 사건들을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다. 이 책이 나온 시기가 2020년 2월, 코로나19 팬데믹이 아직까지 전세계를 공포로 밀어넣지 않았던 시기라는 것은 더욱 놀라운 사실이다.

애덤 쿠차르스키 지음/ 고호관 옮김/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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