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한강의 기적 동참해 흥분...적자는 투자, 계속 공격적 투자"
뉴욕증시 상장 후 주가 41% 급등...한때 80% 넘게 오르기도
시총 100조 넘어 SK하이닉스 추월...시총 기준 국내 2위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오프닝벨을 알리는 쿠팡 임직원들(사진=쿠팡)

 

[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쿠팡이 11일 오전 9시30분(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입성했다. 쿠팡은 이날 NYSE에서 ‘빅보드(Big Board)’ 상장을 알리는 오프닝 벨(Opening Bell) 행사를 가졌다. 빅보드는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인 NYSE의 별명이다. 쿠팡은 이날부터 NYSE에서 종목코드 ‘CPNG’로 상장돼 거래된다. 확정된 공모가는 35달러(약 3만9862원)다.

행사에는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강한승 쿠팡 대표, 박대준 쿠팡 대표, 거라브 아난드(Gaurav Anand) 쿠팡 CFO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에는 쿠팡 고객과 배송직원, 오픈마켓 셀러 등도 온라인을 통해 참여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이날 상장에 맞춰 CNBC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한국인들의 창의성이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다. 우리가 이 믿을 수 없는 이야기의 작은 일부가 된 것이 너무나 흥분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또 “알리바바 이후 최대 외국기업 IPO(기업공개)라고 하는데 이는 한국의 성공 스토리의 증거”라며 “1960년 한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79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으나 오늘날 세계 10위권 경제국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뉴욕증시 상장에 대해선 “우리는 고객과 주주를 위해 진정한 가치를 만든다는 장기적인 전략에서 한눈을 팔지 않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이라며 “이번 IPO가 그 여정을 변함없이 이어갈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해줄 것”이라고 자평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이날 당분간 적자를 보더라도 필요한 투자는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IPO를 통해 조달한 자본을 어디에 사용하겠느냐는 물음에 김 의장은 “우리는 새벽배송과 같은 혁신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면서 “한국의 지역 경제에 계속 투자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술에도 계속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쿠팡의 ‘로켓배송’ 서비스가 인구밀도가 높은 한국 외의 다른 나라에서도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뿐 아니라 시골 지역을 포함한 전국으로 이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의 한국 진출 등 타사와의 경쟁에 대해선 “한국은 5300억달러의 큰 시장”이라면서 “많은 훌륭한 회사들이 우리와 함께 서비스하고 있지만 우리는 기술에 대한 투자 등의 측면에서 독창적인 회사”라고 자신했다.



쿠팡 상장 첫날 뉴욕증권거래소(사진=쿠팡)


쿠팡은 미국 뉴욕증시 데뷔 첫날부터 순항했다. 쿠팡은 이날 뉴욕증시에서 공모가(주당 35달러) 대비 81% 오른 63.5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쿠팡 주가는 이날 한때 공모가의 2배 수준인 69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일부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면서 공모가 대비 40.7% 오른 49.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쿠팡 시총은 886억5000만달러(약 101조원)를 기록,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시가총액 2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11일 종가 기준 한국 기업 중 시가총액 1위, 2위는 각각 삼성전자(489조5222억원), SK하이닉스(99조 7363억원)로, 쿠팡 시가총액이 이날 100조원을 넘어선 886억5000만달러(약 101조원)를 기록함에 따라 삼성전자 다음으로 기업가치가 큰 기업이 됐다.

김 의장은 당분간 M&A는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모든 M&A에 대해서 문을 닫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많은 분석과 고민 통해서 옳은 판단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으면 안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인수합병에 대해서는 기준을 높게 갖고 있다”며 “비즈니스 관점 뿐만 아니라 문화적 부분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미 5만명을 직고용했고 전국 물류센터, 건설 등에서 간접적 고용도 늘렸다”며 “앞으로 5년간 5만명을 추가로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쿠팡을 경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증권시장은 단기적으로는 인기 투표이고, 장기적으로는 무게를 재는 기계라는 말이 있다”며 “비상장 기업일 때처럼 여전히 장기적 관점에서 고객에 집착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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