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요즘 ‘신환’이 계속 늘어서 좋아.” 어느 모임에서 한 의사가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신환’이 무슨 뜻인지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참석자 중 한 명만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신환은 ‘신규 환자’를 뜻한다. 의사들끼리 통하는 일종의 은어였다.

직업마다 이처럼 고유한 언어가 있듯, 고객에게도 고객만의 언어가 있다. 이런 언어를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에 따라 비즈니스의 성패가 좌우된다. 이진국의 <고객의 언어>는 고객의 언어를 이해하고, 그 언어를 습득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다룬다. 저자는 상사맨으로 경력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현장에서 고객 발굴을 위한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다.

이 책은 비단 비즈니스 세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상대를 잘 이해하는 일은 어느 분야에서든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모두 5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열심히 했는데 왜 자꾸 실패할까?’ ‘어떻게 다가설 것인가’ ‘말 속에 숨은 뜻을 찾아라’ ‘마음을 파고드는 언어의 기술’ ‘세일즈 프로가 말하는 언어의 기술’이다.

고객의 언어, 즉 현장 언어를 알 때 얻는 소득은 네 가지다. 현장 진입이 자연스럽다.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 동질감을 얻을 수 있다. 고객이 세일즈맨을 ‘내 편’이라고 인식할 수 있다.

100세 철학자로 유명한 김형석 교수는 “그들의 언어를 모른다면 물어보라”고 조언한다. 너무도 쉽고, 비용도 들지 않는 해법이지만 실제로 이 말을 실천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든 사람은 흔치 않다. 김 교수의 말은 누구든 타인의 언어가 아니라 자기 언어만 고집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저자는 이런 점에서 ‘다르다’와 ‘틀리다’는 절대 동의어가 아니고, 그렇게 써서도 안 된다고 강조한다. 무심코 내뱉은 단어 하나 때문에 상대를 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저자는 설득의 세 가지 요소로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의 로고스(논리), 공감(파토스), 호감과 믿음(에토스)을 든다. 어떤 대화에서든 상대와 감정을 공유하고, 상대를 공감하는 게 중요하다. 자신의 뜻을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것 역시 필수적이다.

이진국 지음/ 북카라반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