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총 1조원 규모 녹색채권 발행 예정
전기 차량 구매 등 친환경 사업 투자 목적

한국철도공사 대전 본사 사옥
한국철도공사 대전 본사 사옥

 

[금융경제신문=전진홍 기자] 친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는 'ESG'가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철도가 올해 약 1조원 규모의 SRI(Social responsibility investment)채권을 발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ESG 경영이 민간을 넘어 공공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가리킨다. 최근 들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면서 ESG 경영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공사의 SRI 채권 발행 실적은 향후 공공기관 경영평가 사회적 가치 구현 항목에 연계, 반영돼 평가 등급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한국철도는 이달 말 3000억원 규모의 녹색 채권을 발행해 친환경 사업을 위한 전기철도차량 구매, 신재생에너지, 환경정화 사업 등에 투자하는 등 올해 약 1조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녹색채권은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과 함께 SRI채권 중 하나다. 기후변화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비 조달 등 채권 발행 목적이 '친환경'으로 제한돼 있다는 게 특징이다.

공사는 이번 녹색채권 발행으로 친환경 전기 철도차량 구매 및 신재생에너지·환경정화 사업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이로써 공공부문의 미진했던 녹색채권 발행에 탄력이 붙게됐다. 한국거래소 사회책임투자(SRI) 채권 세그먼트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녹색채권 상장잔액은 총 6조5380억원으로, 이 가운데 공기업의 상장잔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6%(4000억원)에 불과하다. 상장잔액은 거래소에 상장된 채권 발행 총액을 뜻한다.

현재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남동발전과 한국남부발전이 각각 3000억원,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녹색채권이 상장돼 있다. 공사의 SRI채권 발행은 ESG 경영 실천의 일환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민간기업을 주축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 차원에서 ESG 경영 패러다임이 안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공공기관의 녹색제품 구매실적 등 ESG 관련 내용 공시를 의무화하는 등 공공부문으로도 지속가능 경영방식이 확산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특히 공사는 이번 채권 발행을 계기로 추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점수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올 6월 평가 결과를 앞두고 있는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부터 사회적 가치 구현 항목 평가배점이 기존 22점에서 24점으로 높아지기도 했다. 이 항목은 총 5개의 세부지표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안전 및 환경 지표에 공사의 채권 발행 실적이 연계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장학재단의 경우 SRI 채권인 사회적 채권을 발행하고 있는데, 지난 경영평가 당시 사회적 채권 발행을 통해 대출 금리 인하에 기여한 실적을 인정받기도 했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1차적으로 3000억원 정도의 녹색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고, 올해 총 1조원 가량의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친환경 및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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