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보상비용 영업외비용으로 잡혀
수수료 수익 늘었지만 비용도 늘어
트레이딩 부문 변동성 장세에 수익성 저하
WM부문 대면 활동 어려움에 위축

(사진=금융감독원)
(사진=금융감독원)

[금융경제신문=안다정 기자] 지난해 증권사 영업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한 5조914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토스증권 인가로 1개사가 추가로 편입됐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증시 활황으로 전반적으로 증권사 수익성이 증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금융감독원 2020년 증권사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유례없는 증시 활황과 개인 직접투자 증가로 증권사의 수수료수익이 급증해 4조157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3.8% 증가한 수치다.

다만 브로커리지(BK) 활황에도 영업외비용에서 사모펀드 환매 중단으로 인한 보상비용이 크게 잡혀 전년 대비 7530억원 증가한 1조1941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영업외비용은 4411억원이었으나, 사모펀드 환매 중단 등이 수익성 저하 및 비용을 크게 증가시킨 셈이다.

증권사 57개사의 당기순이익은 5조91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203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총액은 4조8945억원으로, 2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코스피 1400선 붕괴 후 저금리 기조 및 개인투자자의 유입으로 증시 수익성이 크게 증가했고, 투자자 예탁금이 크게 느는 등 증시 활황을 뒷받침하는 자금 유입(머니 무브)가 계속되기도 했다.

증권사의 자본 효율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9.1%를 기록해 전년(8.3%)대비 0.8%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권사의 자본 효율성도 증시 활황과 함께 동반 상승한 결과로 여겨진다.

세부적으로 수수료 수익은 13조651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9조4938억원) 대비 4조1573억원 가량 증가하며, 43.8%나 증가했다. 수탁수수료는 7조92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주식거래대금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 상승폭보다 코스닥시장 거래대금 상승폭이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해 2968조원을 기록하며 2019년 대비 1774조원(14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거래대금은 1060조원에서 2682조원으로 증가하며 1622조원(153.0%) 증가했다. 상승폭은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이 더 컸던 셈이다.

국내 증시로 흘러들어온 자금 외에도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익도 크게 늘었다. 해외주식 열풍으로 ‘서학개미’, ‘해외주식 직구’ 등이 활발해짐에 따라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익은 5475억원까지 증가했다. 이는 2019년(1637억원) 대비 3838억원(234.4%) 증가한 수치로, 한 해 사이 2배 가까이 자금 규모가 커진 셈이다.

증권사의 전통적인 수수료 수익을 담당하던 IB부문도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선방했다. 이는 IPO 등 기업공개 및 주식·채권 발행 실적이 크게 상승한 데 따른 영향이다. IB부문 수수료는 3조935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133억원(15.0%) 증가했다.

다만 자산관리(WM) 부문 수수료는 1조29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89억원(2.7%) 감소했다. 대면 영업이 어려워지고, 사모펀드 여파로 영업 지점을 찾는 고객이 줄어든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의 자기매매손익도 2조6695억원을 기록해 전년(3조9664억원) 대비 1조2969억원(32.7%) 감소했다. 자기매매는 ‘트레이딩’ 부문이다. 증권사의 자본으로 운용을 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증권사의 프랍 트레이더들의 역량이 중요하지만, 지난해 유례없이 예측 불가능한 장이 펼쳐진 데 따른 영향으로 자기매매 손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경기침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투자자가 이탈할 경우에는 높은 수익이 지속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대내외 자본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주식시장 등 대내외리스크 요인이 증권회사의 수익성 및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는 한편, 고객자산의 운용 및 관리 및 대체투자 자산 부실화 가능성 등에 대한 주요 위험요인 현황도 상시 관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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