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성준 블록체인센터장, "CBDC 나오면 오히려 가상화폐 대중화 시대 열릴 것"
[인터뷰] 박성준 블록체인센터장, "CBDC 나오면 오히려 가상화폐 대중화 시대 열릴 것"
  • 정성화 기자
  • 승인 2021.04.02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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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는 엄연한 자산 ... 소모적인 논쟁 끝내야"
"내재가치 없다면서 왜 몰수하고 세금 부과하나"
"CBDC와 기존 가상화폐는 상호보완 구조"
▲박성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센터장
▲박성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센터장

[금융경제신문=정성화 기자] 최근 검찰은 4년전 범죄수익으로 몰수한 비트코인을 매각해 사상 처음 국고로 귀속 시켰는데 검찰이 2017년 4월 비트코인을 압수할 당시 191비트코인의 가치는 2억7000여만원(개당 약 141만원)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25일 매각 당시 191비트코인은 무려 122억9400여만원 어치로 처분일 기준 가치가 45배 이상 뛰었다.

검찰은 비트코인을 처분할 관련 법령이 없어 3년 넘게 보관만 해오다 가상통화를 자산으로 인정하는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곧바로 매각 후 국고로 환수한 것인데 가상화폐가 자산으로 인정돼 몰수가 완료된 첫 사례라는 점도 의미가 있지만 가상화폐의 무서운 상승세를 실감케 하는 사례로 남았다.

범죄 수익으로 몰수한 비트코인이 급등해 나라 곳간도 넉넉히 채워졌고 최근 들어 "그때 비트코인을 샀어야 했다"는 신세 한탄을 여기저기서 들을 수 있지만 정부 관계자와 지식인들 사이에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하던 때도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3년 전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발언이다.

가상화폐 광풍이 절정에 달했던 2018년 1월 박 전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거래소 폐쇄도 목표"라고 말해 시장을 발칵 뒤집어놨다.

유 이사장은 이 당시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비트코인은 화폐가 될 수 없다"면서 "사기이며 바다이야기 같은 도박"이라고 발언하면서 당시 2만달러에 육박했던 비트코인을 '사기'와 '도박'으로 규정했다.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내용의 법령이나 규정이 없는 가운데, 시간은 흘러갔고 비트코인 열풍은 식는 듯 했다.

최근 비트코인 시세가 개당 7000만원을 돌파하는 등 급등세를 보이면서 사람들이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고 가상화폐를 사기로 규정하는 시각들이 많이 변했지만, 아직 우려섞인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 2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왜 이렇게 높은지를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암호자산은 내재 가치가 없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가상화폐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제 자산이냐 아니냐’의 소모적인 논쟁은 끝내고 이제 올바른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이가 있다.

바로 박성준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블록체인연구센터 센터장이다. 박 센터장은 암호학을 전공한 후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을 역임하고 각 정부부처에서 진행하는 블록체인 자문을 담당했다. 그는 현재 블록체인 기술사 앤드어스의 대표이기도 하다.

박 센터장을 만나 최근 가상화폐의 주요 논쟁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최근 가상화폐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고 다시 열풍이 불고 있다. 지금과 3년 전 비트코인 열풍이 다른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3년 전 가상화폐를 두고 이것이 사기라는 주장이 있었고 당시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 규제를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지난 2018년 1월에는 청와대 홈페이지에 규제를 반대하는 청원까지 등장했었다. 

20만명이 넘게 해당 청원에 동의하자 얼마 후 홍남기 당시 국무조정실장(현 경제부총리)은 청원에 대해 “가상통화 거래 과정에서의 불법행위와 불투명성은 막고 블록체인 기술은 적극 육성해 나간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방침”이라며 “현행법 테두리 내에서 가상통화 거래를 투명화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고 답변하기도 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정부는 아직 가상화폐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자산으로 인정하는 데에 소극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실물자산이 아니다', '내재적 가치가 없다' 등의 논쟁을 끝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17세기 네델란드 '튤립파동'을 예로 들어 가상화폐를 언젠간 꺼질 거품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지만 비트코인은 16년째 지속되고 있고 시장참여자들이 자산으로써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3년 전과 지금이 다른점은 아직까지도 정부와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은 크게 변하지 않은 반면, 많은 사람들이 가상화폐를 바라보는 시각은 우호적으로 변했다고 생각한다.

-내재가치가 없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구석기 시대에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가 있다고 가정하면 이것이 내재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나. 결국 가상화폐라는 것은 소프트웨어일 뿐이다. 

기본적으로 가치라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시장참여자들의 수요에 의해 시장에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최근 검찰이 압수한 가상화폐를 거래소를 통해 매각해 국고에 귀속시켰고 내년부터는 가상화폐에도 과세를 한다고 한다. 이제 가상화폐가 자산으로써 가치가 있냐 없냐 논쟁은 소모적이라고 생각한다. 가치가 없는 것을 왜 압수하고 과세를 하겠나. 

익명성 때문에 범죄에 활용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는데 지하경제 대다수를 구성하는 것은 오히려 현금 아닌가. 그런 논리라면 현금을 없애야 한다.

이제는 가상화폐가 자산임을 인정하고 건전한 관리·감독 생태계를 최대한 빨리 만들 때라고 생각한다. 소모적 논쟁을 하느냐 이미 늦어도 너무 늦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를 발행하면 가상화폐의 수요가 줄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CBDC와 기존 가상화폐는 상호보완 구조다. CBDC가 기존 가상화폐를 전부 대체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우리도 원화라는 법정화폐가 있지만 버스토큰, 지역화폐, 백화점상품권, 커피상품권 등 이미 제한된 생태계에서 화폐 역할을 대신하는 토큰이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사례를 여러 차례 봐왔다. 결국 잘 설계하고 신뢰성 있게만 운영된다면 안정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각 개별적 특성을 고려한 가상화폐가 생겨나게 될 것이다. CBDC가 나오면 오히려 가상화폐의 대중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본다. 

백화점상품권을 예를 들면 사람들에게 어떤 걸 주면 좋아하는데 어떤 걸 주면 좋아하지 않는다. 결국 시장의 선택이다. 가상화폐가 대중화되면 가상화폐 중에서 경쟁이 생겨 자연스럽게 생성과 소멸이 나타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단순히 인프라일 뿐이다. 이 인프라를 기반으로 수많은 가상화폐들이 등장과 퇴장을 반복할 것이다. 제한된 시장의 특성에 맞는 가상화폐들이 계속 생겨날 것이고 결국 시장참여자의 선택을 받는 가상화폐들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본다.

-중국, 인도는 가상화폐 규제 정책을 쓰고 있다. 규제에 많은 국가들이 동참하면 위기가 올  것이라는 의견은 어떻게 생각하나.

우선, 중국이나 인도를 보지 말고 미국, 유럽 등 서방이나 전 세계를 놓고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1990년대 인터넷 금지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현재 중국은 IT 관련 사업 생태계에서는 세계 최고다. 규제를 했는데 왜 세계 최고가 되었을까. 이는 규제를 통해 자신들이 유리한 대로 생태계를 조성하고 성장시켰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들의 정책을 표면적으로 볼 게 아니라. 그 속내를 봐야 한다. 중국은 디지털 통화전쟁 패권 전쟁을 고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기축통화인 달러의 지위를 갖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썼지만 잘되지 않았다. 이제 기축통화 패권전쟁이 실물 화폐에서 디지털 화폐로 넘어왔다고 보면 된다.

왜 가상화폐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단편적으로 그들이 규제를 하니까 우리도 해야 한다는 논리를 들이대는지 모르겠다.

인도와 중국의 가상화폐 규제는 장기적이고 세계적인 흐름이 아니다. 그들의 규제는 국내외 정책목표와 맞닿아 있다. 자신들의 국내 환경과 디지털 통화 패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규제라고 볼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트코인 외에 다른 가상화폐(알트코인)들은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앞으로의 가상화폐의 가격 전망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앞서 언급한 대로 CBDC가 나오면 가상화폐간 경쟁을 해서 경쟁력이 있고 시장의 선택을 받은 가상화폐가 살아남는다고 했는데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현금이 있는데 수표가 왜 필요하고 상품권이 왜 필요하나.

CBDC와 비트코인이 가장 대중화된 가상화폐로 자리잡고 각 경제 생태계를 고려한 가상화폐들이 통용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가상화폐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가격변동폭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우상향이라고 생각한다. 끝물이라는 얘기는 2017년부터 있었고 언젠간 폭락이 온다는데 시장참여자들이 자산으로 인식하는 경향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초반엔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보는 이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가상화폐가 하나의 자산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는 '인식의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장기적으로 우상향이라고 했는데, 시장 참여자와 수요가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자산으로 인정받는 경우가 늘어난다는 것이지 모든 가상화폐가 가격이 오른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떤 것이 시장의 선택의 받고 성장할지는 알 수 없다. 결국 주식, 부동산 등 다른 자산 투자와 마찬가지로 가상화폐 투자도 개인의 선택이며 선택에 대한 책임은 개인이 져야 한다. 지금부터 국민들에게 정확한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성화 기자  jsh12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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