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최근 수신잔액 10조원 돌파 ... 영업 재개 9개월만에 5배 성장

[금융경제신문=정성화 기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 즉 예금이나 적금 등으로 고객이 맡긴 돈이 10조원을 넘어섰다. 케이뱅크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를 맺고 있는데, 최근 가상화폐 투자 열풍 덕에 수신액이 급성장했다. 다만 예기치 않게 수신액이 급등하면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고 예대율 관리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8조7200억원이었던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최근 1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케이뱅크는 자본금 부족으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그러다 지난 7월 영업을 재개한 이후 9개월 만에 수신고가 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영업 재개 직전인 지난해 6월말 기준 케이뱅크의 수신잔액은 약 1조8500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2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3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이 약 25조4000억원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지방은행인 제주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총수신(약 5조4000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또한, 가입자 수도 지속적으로 늘고있다. 케이뱅크의 올해 1월 247만명에서 2월 311만명으로 늘었고 최근에는 400만명을 넘겼다.

이런 성장세의 가장 큰 배경은 가상화폐 열풍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케이뱅크는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와 손을 잡고 '원화 입금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맞물리며 케이뱅크 수신고 성장에는 업비트 등 제휴사를 통한 고객 유입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신 잔액이 급증하면서 케이뱅크는 예대율 관리에는 비상이 걸렸다. 예대율은 예금 잔액 대비 대출금 잔액 비중을 나타내는 건전성 관리 지표로 은행이 보유한 예금보다 대출금이 많아도 문제지만, 예금이 너무 몰려서 예대율이 떨어지면 대출이자 수익보다 이자비용 부담이 더 커져 수익성이 악화된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는 대출 영업 강화와 함께 수신금리 관리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당장 케이뱅크는 7일부터 정기예금 등 4종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0.1%포인트 내렸고 ‘주거래우대 정기예금’ 상품의 신규 판매를 다음달부터 중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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