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앤가이드, ESG공모펀드 규모 1조원 산정
기업들, 지속가능투자·사회적책임투자(SRI) 반영 노력

(사진=금융경제신문)
ESG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펀드 설정액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계적으로 기업의 비재무적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가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금융경제신문)

[금융경제신문=안다정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가 빠르게 덩치를 불리고 있다. 올 들어 ESG 펀드 설정액 규모는 전년 대비 5233억원 늘어나 누적 1조1789억원을 달성했다.

1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 국내에 출시된 공모펀드 중 주식형 ESG 펀드로 분류되는 상품은 총 36개에 이르며, 설정액은 1조1789억원이다. 이 중 올해가 지나가기 전부터 5200억원 규모가 더 늘어났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용어다. 최근 증권사 CEO들도 경영 전반에 걸쳐 ESG를 도입하고, 위원회를 설치해 의사 결정에 반영하는 등 투자뿐 아니라 기업 문화 개편을 위한 마중물이 되고 있다.

최근 투자 의사 결정 시 '사회책임투자'(SRI) 혹은 '지속가능투자'의 관점에서 기업의 재무적 요소들과 함께 고려하는 기조가 확대되면서, 사회적·윤리적 가치를 반영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ESG 투자는 금융투자업계의 발 빠른 경영 전략 변화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금융그룹·신한금융·미래에셋증권·삼성자산운용·NH투자증권·트러스톤자산운용 등이 ESG 지수를 활용한 펀드를 판매·출시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ESG 투자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ESG위원회를 발족시키는 금융투자사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증권업계 자기자본 순위 1위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ESG위원회’를 발족한 바 있다. 이후 ESG경영 미션과 중장기 전략 방향 등을 담은 ‘ESG정책 프레임워크’를 승인했다.

NH투자증권도 올해 3월 들어 ‘ESG 대응 태스크포스팀(TFT)를 구축하고 적극적으로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연말까지 TFT를 운영하고, 경영 성과에 ESG 요소를 반영할 수 있는 평가지표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외국계 대형 기관투자자들도 ESG 투자를 위해 UN 책임투자원칙에 참여하고 있어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인성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UN 책임투자원칙 참여 규모는 계속 확대되고 있으며, 대상 자산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서명기관은 2020년 3월 기준 3038개로 전년(2092개) 대비 29% 증가했으며, 규모도 동 기간 기준 103조4000달러로 전년(86조3000달러)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사회책임투자(SRI) 펀드 규모가 확대되고 있어 ESG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은 “2020년 4분기 전세계 사회책임투자(SRI)펀드로 전분기 대비 88%가 증가한 1,523억 달러가 순유입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의 경우도 개인투자 비중이 증가하면서 액티브주식펀드에서는 2020년 6조원에 가까운 돈이 빠져나갔지만, SRI 펀드로는 지난 1년 동안 약 1조3000억원의 투자금액이 새로 유입되었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기준(성장형, 배당형, 가치형 등)으로 투자되는 자금은 감소되고 있는 반면, ESG 기준으로 기업에 투자되는 자금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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