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는 만큼 돈 빌리는 사회 vs 사다리 치우는 정부" ... DSR 40% 적용 논란
"버는 만큼 돈 빌리는 사회 vs 사다리 치우는 정부" ... DSR 40% 적용 논란
  • 정성화 기자
  • 승인 2021.04.30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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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단위 DSR', 2023년 7월 전면 시행 목표로 단계적 확대·시행
"고소득층 보다 중저소득층 겨눈다" 비판도
(사진=뉴시스)

[금융경제신문=정성화 기자] 오는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가 단계적으로 확대돼 2023년 7월부터는 전체 가계대출금이 1억원을 넘기면 소득이나 담보(부동산) 시세에 관계없이 DSR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금융당국은 '금융기관들이 차주들에게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빌려주도록 해 금융기관과 차주 모두를 보호한다'는 입장이지만 DSR이 소득을 기반으로 빌릴 수 있는 대출의 총한도를 의미하는 만큼 중저소득층이 대출문턱만 높아져 오히려 소득과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23년 7월부터 총대출 1억 넘으면 DSR 40% 적용

금융위원회는 지난 29일 상환능력심사 중심의 가계부채 관리체계로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과도한 가계부채 누적이 우리 경제에 잠재적 리스크 요인이 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측면에서 선제적 관리 필요하다고 보고 차주의 상환능력 범위 내의 대출이 이뤄지도록 관리·감독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현재 특정 차주에만 적용되는 '차주단위 DSR'이 오는 2023년 7월 전면 시행을 목표로 3단계에 걸쳐 단계적 확대·시행된다. DSR이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유가증권담보대출, 카드론 등 모든 가계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을 말하며 대출 상환 능력을 심사하는 지표다. 예를들어 연소득이 5000만원인 차주에 DSR 40%를 적용하면 매년 원리금 상환 합계액이 2000만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만 대출 승인이 가능하다.

그동안은 차주별로 DSR 40%가 적용되는 경우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연 소득 8000만원을 초과하는 고소득자가 신용대출 총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였다. 여기에 적용되지 않는 경우는 은행별로 평균 40%만 맞추면 돼 개인별로는 40%가 넘는 경우도 있었는데 앞으로는 원칙적으로 모든 차주가 DSR 40%를 적용받게 된다.

금융당국은 1단계 조치로 오는 7월부터 전 규제지역에서 6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한 주담대를 받거나, 1억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을 받는 이들에 차주단위 DSR을 도입키로 했다. 

내년 7월부터는 2단계 조치가 시행되는데 1단계 적용대상과 함께 총 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대출자들에 확대 적용한다.

2023년 7월부터 시행되는 3단계 조치는 이전 조치와 관계 없이 총 대출액이 1억원을 초과할 경우 모두 차주단위 DSR이 적용시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아울러, DSR 산정시 가급적 실제만기가 반영되도록 체계를 손본다. 일반적으로 DSR을 계산할 때 신용대출은 매년 연장해 사용하는 행태를 감안해 통상 10년 만기를 적용했었다. 그러나 올해 7월부터는 7년, 내년 7월부터는 5년으로 하향 조정된다. 대출 만기가 줄어들면 매년 내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이 커져 DSR 산식에서 분자가 커져 대출 한도 역시 많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만기가 짧으면 차주들이 대출을 받기로 결정하는 것도 부담스러워지게 된다.

◆대출 일으켜 집사는 것도 투자도 불가 ... "마지막 사다리 끊는다" 비판도

문제는 이번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조치가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에 타격이 될 가능성이 높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미 연소득 8000만원 이상인 차주가 신용대출 1억원을 넘게 받을 때는 이미 DSR 40%가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는 고소득자에 경우 아무런 영향이 없는 반면 저소득자에는 없던 규제가 도입되는 것이기 때문에 더 타격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미 집값이 오를 때로 올랐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강화되면서 저소득자들이 이전처럼 각종 대출을 끌어모아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것도 어려워진 상황이지만, 이번 조치로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차주단위 DSR 40% 규제 적용 시 주담대 한도를 계산해보면 원리금균등분할상환방식으로 대출금리 2.5%, 다른 대출이 없는 경우, 연소득 2000만원이면 만기 20년 대출은 한도가 1억2600만원, 30년 한도는 1억6900만원이 된다. 연소득 5000만원인 사람은 만기 20년과 30년 대출 한도가 각각 3억1500만원, 4억2200만원이고 연소득 8000만원은 각각 5억300만원, 6억7500만원, 연소득 1억원이면 각각 6억2900만원, 8억4400만원이 나온다.

위 예시는 대출이 하나도 없는 상태를 가정한 것으로 현실에서는 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차주 입장에서는 융통 가능한 금액이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가계부채는 분명히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겠지만 이런 방식의 일괄 대출규제는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젊은층, 저소득층, 무주택자에는 불리하게 작용해 내 집 마련의 꿈을 멀어지게 하고 더 나아가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염려했다.

아울러, 이번 조치로 소득 대비 과도한 레버리지를 일으켜 주식, 가상자산 등에 투자에 열중하는 젊은층에 반발도 예상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도권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자 수요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며 "빚투(빚내서 투자)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 좋은 현상은 아니지만 계층이동 사다리를 정부가 걷어차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번 DSR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실수요자들에 대한 대출에는 큰 영향이 없다"며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세훈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차주 단위 DSR이 적용된다 해도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며 "은행권 평균 DSR을 보면 30%대 수준으로 40% 수준의 DSR을 적용한다고 해도 대부분의 차주들, 약 90% 이상의 차주들은 이 DSR 규제의 영향에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DSR 40% 규제를 전면 시행할 경우 저소득자나 소득 파악이 어려운 차주의 대출이 어려워지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되는 만큼, 금융당국은 소득파악 사각지대로 대출 심사 자체가 제한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소득추정 방식을 추가하고 현재 소득이 낮은 청년, 사회초년생을 위해 DSR 산정 시 장래소득 인정기준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정성화 기자  jsh12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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