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스런 큐레이션을 위한 실질적인 가이드북

 

[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2007년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들고 뭔가를 계속해서 찍고 어딘가에 자신들의 생각을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소셜 미디어의 폭발적 성장으로 사람들은 정보의 바다를 넘어 데이터 홍수에 허우적거리는 신세가 됐다. 스마트폰이 본격화되기 전에는 네이버나 구글 등을 통해 한정된 정보를 찾기가 비교적 쉬웠지만, 10년의 소셜 미디어 시대를 지나면서, 내가 필요한 정보를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알고리즘’으로 인한 제한된 정보만의 수용, 그리고 ‘가짜 뉴스’를 통한 왜곡된 정보의 습득은 날이 갈수록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

이러한 때 구세주가 나타났으니, 그것이 바로 큐레이션(Curation)이다. 큐레이션이란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가치 있게 구성하고 배포하는 일을 뜻하는 말이다. 큐레이션이란 말은 비교적 낯선 용어이지만, 실상은 우리에게 익숙한 내용이다. 고전적인 예로, 다른 책이나 잡지에 실린 내용을 적절히 요약·구성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던 미국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들 수 있다. 최신 사례로는 웹상의 다양한 자료를 맛깔스럽게 조합해 내는 파워블로거나 유투버,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거대한 집단지성을 형성한 위키피디아, 스마트폰을 통해 주제에 따라 유용한 정보를 모아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 등 무궁무진하다.

수많은 비즈니스 관련 파생어 중에서 큐레이션’은 아직 용어의 정의와 활용 면에서 확실히 뿌리를 내리지 못한 측면이 많다. 이러한 때에 ‘큐레이션’의 개념을 가장 적확하게 설명해 준 스티븐 로젠바움의 첫 책 큐레이션(원제: Curation nation)에 이어 큐레이션 실전편(원제: Curate This)이 출간됐다. 이 책은 실질적으로 큐레이션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하고, 수익창출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기다려온 이유가 개념상의 중요성은 인식했으나 실제 방법을 모르는 부분이었는데, 그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실용서가 나온 셈이다. 급변하는 모바일 시대라 책이 쓰여 진 사례가 수년 전의 일들이고 지금은 없어진 사이트들도 있으나, 핵심 원리의 이해에는 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지난 모바일 초창기(2010~2014)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사이트나 사례들을 알 수 있어 무엇이 성공과 실패를 갈랐는지를 역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스 미디어의 시대를 지나, 점점 더 인플루언서의 역할과 큐레이션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지금, 이 책은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나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급변하는 시기에 비즈니스의 핵심은 ‘자기맞춤화’이고, 정보나 상품의 ‘자기맞춤화’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비즈니스 키워드가 큐레이션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의 목적으로 혹은 정치적·문화적 의미에서 혁신적 소통 방법을 찾는 이들, 콘텐츠 큐레이터의 꿈을 꾸는 이들에게 이 책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하는 친절한 가이드가 되 줄 것이다.

스티븐 로젠바움 지음/이코노믹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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