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와 지자체장, 기업 대표들이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반도체 생태계 강화 연대 협력 협약'후 사인된 반도체 모형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와 지자체장, 기업 대표들이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반도체 생태계 강화 연대 협력 협약'후 사인된 반도체 모형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 171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1위가 되겠다고 13일 밝혔다. 또 현대차와 손잡고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해결에도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며 반도체 공급 안정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 171조 투자

삼성전자는 13일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향후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부문에 총 17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에서 발표한 133조원보다 38조원 많은 금액이다.

반도체는 메모리 부문과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부문으로 나뉜다. 전세계 반도체 매출을 놓고 보면 매출 비중은 3대7 정도다. 삼성은 메모리 부문에선 확고한 1등이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삼성은 메모리 중 D램 부문에서 40%,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30%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파운드리,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선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만 놓고 봐도 TSMC의 벽은 높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6%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1%포인트 하락한 18%다.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차이는 38%포인트에 달한다. 이미지센서 부문에서도 업계 1위 소니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17%포인트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통해 업계 1위 업체들을 따라잡겠다는 심산이다. 삼성전자 측은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위해 팹리스 대상 IP 호혜 제공, 시제품 생산 지원 등 다양한 상생 활동을 더욱 확대하고 공급망 핵심인 소재·부품·장비 업체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위해 팹리스(Fabless, 시스템 반도체 설계기업) 대상 IP 호혜 제공, 시제품 생산 지원, 협력사 기술교육 등 다양한 상생 활동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공급망 핵심인 소재·부품·장비 업체는 물론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한 학계와의 협력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대한민국의 반도체 산업은 거대한 분수령 위에 서 있고 대격변을 겪는 지금이야 말로 장기적인 비전과 투자 밑그림을 그려야 할 때”라며 “우리가 직면한 도전이 크지만 현재를 넘어 미래를 향해 담대히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생산능력 2배 확대

그동안 메모리반도체 위주로 사업을 영위해온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본격 확대하겠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정부가 발표한 ‘K-반도체 전략’에 대해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현재 대비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 설비증설,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이다.

이 같은 발표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각해진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공급 안정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또한 국내 팹리스 기업들을 지원해 통해 비메모리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복안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당사는 8인치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해 국내 팹리스들의 개발·양산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며 “글로벌 기업들에 반도체 제품 공급 범위를 넓히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SK하이닉스 각자대표이사에 취임한 박정호 부회장은 2012년 SK텔레콤의 SK하이닉스 인수를 진두지휘한 경영자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박 부회장이 조만간 M&A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IT쇼에서 "파운드리에 더 투자해야 한다"며 M&A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용인 클러스터에도 중장기적으로 4개의 신규 팹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곳에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50여개가 입주해 ‘K-반도체’ 생태계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현대차, 車반도체 문제해결 맞손

산업통상자원부와 삼성전자, 현대차 등은 이날 차량용 반도체 수요·공급기업간 연대·협력 협약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미래차 핵심 반도체의 연구개발 지원 등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이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대응을 위한 정부, 기업, 기관의 협력 기반을 갖추고, 향후 미래차 핵심 반도체의 선제적 내재화에 나선다는 목표다. 정부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미래차 시대’에는 국내 기업 간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중심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언 등 업체에 편중된 상황으로, 국내 기업들은 경제성을 이유로 적극 진입하지 않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의 핵심인 MCU는 미들 테크 수준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이 해당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차가 나오면 (미래차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협력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도 최근 산업동향보고서에서 미래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MCU 중심에서 AP와 같은 고성능 반도체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다.

저작권자 © 금융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