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만 잔뜩 몰려왔는데 살아날 방법 난망 … 자회사형 GA독립으로 보험사 이익 증대
GA대형화로 대세로 굳혀져 … 비대면 시대 이제 시작 온라인 시장 이어질 과도 단계

사진설명 - 생명보험업계가 주력 상품인 종신보험 판매 부진과 제 3보험인 건강보험 판매가 어려워지면서 GA업계의 성장이 불가피 해졌다. 그러나 인구구조상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서 대면 채널의 비용은 올라갈수밖에 없어 GA는 금융플렛폼을 가기 위한 과도기 적인 순간을 거쳐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설명 - 생명보험업계가 주력 상품인 종신보험 판매 부진과 제 3보험인 건강보험 판매가 어려워지면서 GA업계의 성장이 불가피 해졌다. 그러나 인구구조상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서 대면 채널의 비용은 올라갈수밖에 없어 GA는 금융플렛폼을 가기 위한 과도기 적인 순간을 거쳐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불과 1년 전만해도 제판분리는 보험대리점업계에서만 주장하는 방안 중 하나였지만 생명보험사에선 규제와 구조적 업황부진으로 인해 전격 시행되면서 업계에선 이제 당연시 되는 분위기다.

다만 기존 GA시장 한계로 대면 영업을 꼽고 있다는 점을 유의 깊게 봐야 한다. 기존 세대들을 제외한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비대면을 추구하면서 GA가 금융 플렛폼으로 가는 과도기 적인 단계로 보고 있기에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앞으로 전속채널 자회사형 GA전환은 수순 … 당위성은 이익 키우기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속속 전속채널에서 자회사형 GA채널로 전환을 준비 중인 생명보험사가 늘어나고 있다며 자회사형 GA 중심으로 대대적인 영업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내용을 지금까지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 등 일부 생명보험사가 진행한 자회사형 GA(보험판매대리점)를 설립 및 출범시킨데 한정 짓는 내용으로만 여겼던 사안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살펴보면 이들의 변화에 적잖은 생명보험사들이 동조 반응을 보이고 있다.

NH농협생명은 한화생명처럼 전속채널을 GA로 돌릴 생각을 갖고 있으며 KB생명은 자회사형 GA채널에 집중하고 푸본현대생명은 GA채널을 4년 만에 부활시킬 생각을 갖고 있다. 각사 마다 특색을 살리려 했으나 주요 상품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실리를 추구하게 된 영향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보험사 내부 관점에서 제판 분리의 당위성을 찾기 위해 보험사 3이원인 사차손익, 비차손익, 이차손익의 개선 여지를 요율 및 비용, 규모 관점에서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사차는 그 사업연도에 해당되는 위험보험료와 위험보험금의 차액에서 발생하는 손익을 말하고 ▲비차는 실제 사업비와 예정사업비 차이에서 발생하는 손익, 그리고 ▲이차는 자산운용에 의한 실제수익률과 예정이율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손익을 말한다.

이를 근거로 생명보험사들의 사차손익과 비차손익은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이차손익은 변동성이 크고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보통 적자(역마진)인 경우가 많다.

◇ 구조적 업황 부진 타개할 유일한 방법 … 비차익 규모 키워 수익 남겨야 살아남아

우선 사차익 규모 확대는 보장성 상품 판매 증대를 통한 위험보험료 확보를 의미하는데 전통적으로 생명보험사 보장성 보험 중 주력 상품이었던 종신보험은 시장 트렌드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비록 무해지 상품규제 영향을 받긴 했지만 실상은 의료기술 발달로 대다수 국민이 단명으로 인한 경제적 리스크보단 장수로 인한 노후 경제적 리스크를 더 크다고 보는 게 많다. 그래서 보장성보험이 아닌 연금보험 최근 큰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IFRS17을 준비해야 하는 생명보험사 입장에서 보장성 상품이 주요 상품이 돼야하기에 부랴부랴 종신보험 대신 건강보험 판매를 늘리고 있다.

문제는 건강보험 판매 확대는 신계약 마진 증대 및 사차익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건강보험 특성상 손해보험사 인 보험과 유사한데다 이미 손보사 점유율이 높다.

즉 건강보험 판매를 늘리기 위해 기존 생보사뿐 아니라 손보사들과 경쟁하고 거기다가 손해보험사 금융그룹 내 계열사로도 있는 경우 각사마다 경쟁에 따른 자기시장 잠식으로도 생기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그렇다고 저축보험을 중심으로 하는 이차손익을 키우는 건 더 어렵다. IFRS17을 고려하면 저축보험은 아예 손익으로 계산도 안 되므로 운용자산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지만 현실적으로 보수적 운용을 하는 보험사 입장에선 이는 힘들다.

결국 비차익으로 이익 규모를 키울 수밖에 없는데 주로 수수료 비즈니스라고 불리는 비차손익은 변액보험과 퇴직연금이 꼽히나 퇴직연금의 인기가 수그러드는 상황에서 남는 건 변액 보험 판매를 늘리는 것인데 증시 흐름을 타기에 안정적인 수입원은 아니다.

그 외 수익원으론 GA 비즈니스가 부상하게 된 셈이다. 사실상 사업비를 운용해서 수익을 남기는 사업인 만큼 전속 채널을 고집해 1개사 상품을 판매하는 것보단 다양한 상품을 판매해 전체적 이익을 키우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 GA중심 영업 관행 굳혀지면서 대세로 떠올라 … 디지털 금융 플렛폼 통해 상품 판매 코앞

지금까지 보험 판매는 전속설계사 채널에서 전담했다. 이는 과거엔 회사별 보험 상품에 큰 차별성이 없고 다른 판매 채널도 많지 않아 소비자들이 보험을 접하기가 어려웠기에 1개 채널만으로도 판매가 잘 된 탓이다.

따라서 보험사 브랜드 인지도 혹은 지인영업을 중심으로 보험 가입이 이뤄졌고 보험사 브랜드 파워와 보유한 설계사 수가 보험사 경쟁력을 좌우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방카슈랑스, TM, GA 등 다양한 판매 채널 등장으로 전속판매 채널 비중은 줄어들었다.

물론 모든 채널이 전속설계사채널 만큼 매력이 있던 것은 아니었고 그 중 GA채널이 유난히 커지게 됐다. 그 이유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보험 상품 비교 요구 증가와 설계사들도 한 보험사에 소속 돼 자사 상품만 팔기보단 다양한 보험사 상품을 제공하는 게 더 나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장점은 GA소속 설계사 수를 가파르게 증가시켰고 늘어난 영업력을 바탕으로 GA들도 고성장을 기록하게 됐다. 실제 작년 기준 전체 보험설계사 54%가 GA소속이며 GA설계사의 인당 평균 판매 건수는 생명보험전속 설계사보다 56% 더 많았다.

덕분에 대형화 된 GA들을 중심으로 수수료 시책 등 협상에 나서면서 보험사들이 더 이상 갑이 아닌 을에 입장에서 서있게 됐다. 그만큼 보험전속설계사의 메리트는 떨어지게 됐고 반대로 GA들의 매력은 올라간 것이다.

지난 2020년 보유 설계사가 1만명 이상인 독립형 GA는 4곳이며 지금도 업계에선 중소형 GA들을 중심으로 활발한 M&A가 이뤄지고 있다. 다수설계사를 보유한 대형 GA수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고 그만큼 판매 채널 중에서 GA 비중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어디까지나 이건 대면채널이 성장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이다. 최근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시장이 확대되고 젊은 층일수록 대면보단 비대면을 선호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도입 된 금융소비자보호법 등 금융상품에 대한 완전 판매 요구가 비대면화를 촉진하고 있기도 하다. 비대면 채널이라고 해서 완전판매가 보장된 것은 아니나 적어도 절차상 완전 판매에 있어선 대면 채널보다 좀 더 유리한 게 사실이다.

국내 인구 구조 또한 채널의 비대면화를 촉진하고 있다. 국내 생산가능인구는 지난 2017년 3757만명으로 정점 달성한 이후 2021년 현재 약 3680만명으로 감소했고 현 인구 구조상 적어도 앞으로 15년 동안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한 만큼 이에 비례해 설계사 확보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설계사 확보가 어려워질수록 대면 채널에 대한 비용 상승은 커지게 되고 이는 결국 비대면 채널 비중 커지는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비록 보험업은 은행이나 증권과 달리 비대면 채널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은 사실이지만 보험 상품을 슬림화 하는 등 비대면 채널에 상품 구조를 맞추는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면 충분히 비대면 채널의 성장을 막긴 어려워 보인다.

이에 정종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처럼 올해부터 자회사형 GA를 통해 판매 채널의 플랫폼화를 지향하는 보험사들이 등장하고 있다”며 “만약 이들이 증권이나 은행처럼 금융플랫폼 구축에 성공한다면 기존 생명보험사에서 금융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자회사형 GA는 아직은 출범 초기이기에 성공 여부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당분간은 적자는 불가피하다”며 “그럼에도 이들의 새 시도를 긍정적이며 적어도 아무 변화도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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