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DM 통해 접근, 신뢰 쌓은 후 투자 권유
투자 초기엔 수익 배분, 거액 투자하면 먹튀

(자료=코인상담소 ‘Hoonak(후낙)’ 제공)
(자료=코인상담소 ‘Hoonak(후낙)’ 제공)

[금융경제신문=송진우 기자] 최근 잘모르는 외국인으로부터 NFT(Non-Fungible Token)에 대한 관심을 유도해 투자금을 가로채는 스캠(투자자를 현혹해 투자금을 유치한 뒤 파산 잠적하는 행위) 사기 행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서울 구로구 소재 한 중소기업 부장으로 재직 중인 50대 남성 김진수 씨(가명)는 “올해 초부터 SNS에서 알게 된 일본인 여성과 DM을 주고 받았는데 사기를 당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NFT란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으로 희소성을 갖는 디지털 자산을 말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에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하고 블록체인 상에 기록해 소유권을 보장하는 기술이다.

NFT는 무단 복제가 무한히 가능한 디지털 세상 속에서 단 하나뿐인 제품을 증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디지털 창작물의 소유권을 기록해 희소성을 보장해 준다는 점에서 예술 분야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등 디지털 공간이 점차 확장되면서 다양한 산업에서 관련 서비스와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스캠이 의심되는 외국인과의 실제 대화 내용. (자료=제보자 직접 제공)
스캠이 의심되는 외국인과의 실제 대화 내용. (자료=제보자 직접 제공)

김씨가 NFT 스캠 사기에 걸려든 것은 인스타,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에서 우에다사다고라는 일본인 여성에게 온 DM을 받고부터였다. 매력적인 외모의 일본인 여성이 프로필 사진과 함께 DM을 보내니 호기심이 일었다. DM의 내용은 당신과 대화를 원한다는 것이었다.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던 여성은 라인(LINE) 아이디를 알려주며 좀 더 진지한 대화를 하자고 제안했다.

한참을 망설이다 라인으로 넘어온 김씨의 의심을 허물기 위해서 우에다라는 여성은 처음에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다. 취미나 직업을 물어보기도 하고 요가나 여행을 하고 있는 일상 사진을 찍어서 보내기도 했다. 김씨가 좀체로 의심을 풀지 않자 서툰 한국어로 라인 통화를 하며 신뢰를 쌓기도 했다.

어느 정도 친밀도가 형성된 것으로 판단하자 우에다는 본색을 드러냈다. "삼촌이 예술투자를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내부정보를 많이 알고 있다. 주식보다 안전하고 수익률이 보장되는 NFT 투자를 해볼 생각이 없냐"며 본격적으로 투자를 권유했다.

무언가 미심쩍어 하는 김씨에게 우에다는 수익 인증내역과 함께 일단 소액으로 투자해 볼 것을 권유했다. 가상화폐 지갑을 만드는 법부터 투자사이트에 어떻게 투자를 하면 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며 투자를 권하자 소액인데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투자사이트에 투자금을 넣으니 처음에는 우에다 씨가 말한 대로 수익이 났다. 심지어 해당 수익을 원금과 함께 출금할 수도 있어서 우에다라는 사람이 고마운 사람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한다.

우에다 씨는 점차 높은 수익을 볼 수 있다며 투자금액을 늘리라고 권유했다. 어느 정도 확신에 차서 투자사이트에 거금을 넣은 순간 갑자기 출금이 막혔다. 당황해서 고객센터에 문의하면 여러 가지 이유로 추가 입금을 해야 지금까지 투자금을 돌려주겠다는 말을 했다. 우에다에게 연락을 해보았지만 더 이상 그녀는 라인에 접속하지 않았다.

SNS를 통한 투자사기 피해가 늘고 있다. (자료=코인상담소 ‘Hoonak(후낙)’ 제공)
SNS를 통한 투자사기 피해가 늘고 있다. (자료=코인상담소 ‘Hoonak(후낙)’ 제공)
김씨와 유사한 사기 피해를 당한 많은 이들이 코인상담소를 통해 피해사실을 알렸다. (자료=코인상담소 ‘Hoonak(후낙)’ 제공)
김씨와 유사한 사기 피해를 당한 많은 이들이 코인상담소를 통해 피해사실을 알렸다. (자료=코인상담소 ‘Hoonak(후낙)’ 제공)

억울한 마음에 사이버수사대에 의뢰를 했지만 해외에서 일어난 사기범죄인데다 관련 법제화가 미비해 수사하기도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기본적으로 NFT는 위변조가 불가하지만 아직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최근 다른 NFT를 허락 없이 복제해 판매하거나 자신이 소유하지 않은 콘텐츠를 NFT로 만드는 등의 문제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도 추후에 알게 됐다.

코인 상담 블로거로 활동 중인 ‘Hoonak(후낙)’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NFT스캠 사기를 위해 무려 3개월 동안 밑작업을 하고 신뢰를 형성하고 사기를 치는 경우도 있었다”며 "모든 투자가 기본적으로 개인의 책임 하에 이뤄지는 만큼 정체를 알 수 없는 타인의 권유, 정보와 출처가 없는 곳의 투자는 삼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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