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은행 ‘2020년 중 국내 지급결제동향’ 통계 발표
신용카드 사용액, 2004년 카드대란 이후 16년만에 첫 감소세

[금융경제신문=정성화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적 확산)이 시작된 지난해 신용카드 사용액이 2004년 카드대란 이후 16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소비활동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외부활동 자제 등의 영향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비대면 결제는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20년 중 국내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일평균 이용규모는 1조9610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줄었다. 과거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년보다 감소했던 적은 1998년(-9.1%) 외환위기 당시와 지난 2002년 카드대란 사태 이후인 2003년(-22.2%), 2004년(-26.8%) 세 차례 뿐이다.

다만 선불카드 이용규모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등으로 590.8% 증가하면서 체크카드, 선불카드 등을 포함한 전체 카드 이용규모는 0.6% 증가하면서 역성장은 면할 수 있었다.이 수치는 과거 3년(2017년~2019년)동안 약 6%였던 성장률에 견줘 크게 둔화한 것이다.

지급카드들의 이용규모를 월별로 보면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3~4월중 큰 폭 감소했다가 5월 이후 증가로 전환했으나, 연말 들어 코로나19의 3차 재확산에 따라 다시 감소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의 국내 확산 상황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국민들의 소비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을 살펴보면 코로나19의 영향이 큰 여행(-66.0%), 교육(-17.1%), 음식점(-14.3%) 등에서 크게 줄었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 확대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고,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로 전자상거래(+24.2%), 자동차(+20.6%), 가구·가전(+6.3%) 업종에선 이용규모가 늘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5.4%)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감소했다. 수도권도 온라인 쇼핑몰 등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를 제외할 경우엔 0.6% 감소로 전환됐다.

결제형태별로는 외부활동 자제의 영향으로 플라스틱 실물카드보다 스마트폰 등을 통한 결제가 늘어나 비대면결제가 증가해 지난해 4분기에는 전체 결제 중 비대면결제 비중이 39.6%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를 통한 비대면결제 이용규모는 하루 평균 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9% 증가한 반면 대면결제는 5.6% 축소됐다. 

결제기기별로 보면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결제 규모가 16.4% 늘었고 실물카드 이용 결제규모는 7.4% 줄었다. 이는 스마트폰 기반의 비대면결제가 높은 신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면결제에서도 삼성페이, QR결제 등 실물카드 대신 스마트폰을 접촉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 때문으로 추정된다.

특히 간편결제 서비스 중 카드사가 아닌 네이버, 카카오, 토스, NHN 등 핀테크기업 제공 서비스 이용 비중은 2020년 4분기 61.7%로 2020년 들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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