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Ⅲ 적격 달러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최초 2%대 발행
발행 규모의 8배 주문 몰리며 최초 제시 금리 대비 52.5bp 축소

[금융경제신문=정성화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역대 최저금리로 5억달러(한화 약 56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최근 중국 은행권의 디폴트 가능성이 거론되며 채권시장이 요동쳤던 것을 고려하면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안전자산으로써 신한금융의 투자 매력을 확인했다고 볼 수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4일 미화 5억달러 규모의 바젤Ⅲ 적격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Additional Tier1·AT1)을 글로벌 역대 최저 수준 금리로 발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채권은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형태로 발행됐으며, 만기 5년후 상환이 가능한 콜옵션이 포함돼 있다. 

발행금리는 2.875%로 발행 규모의 8배에 해당되는 39억달러의 주문이 몰리며 최초 제시금리 대비 52.5bp(1bp=0.01%) 축소된 수준에서 결정됐다. 이는 글로벌 달러 시장에서 발행된 AT1 중 역대 최저 금리이자, 2%대 금리를 기록한 첫 사례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발행금리가 후순위채보다 100~150bp가량 높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다른 채권에 비해 많은 수요가 몰린다. 다만 수요 몰림으로 인한 발행금리 인하 폭은 평균 30bp 안팎에 불과하며 50bp가 넘는 재조정은 이례적인 일이다.

신한금융은 최근 미국 재정 부양책 및 인플레이션 기대감, 중국 대형 배드뱅크의 채무불이행 우려 등 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의 선제적인 자본확충을 통해 확보한 건전성을 높게 평가 받으며 투자자들의 많은 수요를 이끌어냈다

지난 2018년 국내 금융지주사 최초로 AT1을 발행한 이후 4년 연속 외화 채권을 발행한 것도 이번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시장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회사의 투명성과 인지도를 높인 결과,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글로벌 우량 투자자들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채권은 2019년 발행한 후순위채에 이어 두번째로 지속가능채권 형태로 발행됐으며, 발행 초기부터 채권 성격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ESG 관련 투자자 유치에 적극 나섰다. 그 결과 ESG 평가기준이 까다로운 다크 그린(Dark Green) 투자자를 30% 가량 유치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그룹의 친환경 사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도 동시에 거뒀다.

향후 신한금융은 조달 재원을 발행 취지에 맞게 저소득층 및 중소기업 지원 등 금융소외계층 지원 사업과 환경 개선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다양한 ESG 사업 추진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번 AT1 발행 성공을 통해 신한지주의 재무지표도 함께 개선됐다. 그룹 자기자본(BIS)비율은 3월말 대비 0.22% 높아진 16.12%, 이중레버리지비율은 2.43% 개선된 112.9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발행으로 신한금융그룹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신뢰를 재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조달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한층 강화하면서 국내를 벗어나 채권 인수 주체 및 발행 전략을 다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이번에 조달한 재원을 환경 보호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에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투자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발행은 BNP 파리바(Paribas), 씨티그룹(Citigroup),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 HSBC, 미즈호 은행(Mizuho Securities)이 공동주간사로, 신한금융투자가 보조주간사로 각각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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