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부터 팍스 아메리카나까지

 

 

[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이 책은 기원전 6세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향방을 가른 15차례의 ‘조용한 전쟁’을 소개한다.

이 책은 무역전쟁을 ‘두 번째 전장’으로 정의한다. 무역전쟁은 단순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회계상의 이익과 손해를 따지는 ‘얌전한 머리싸움’이 아닌 실질적 이익을 둘러싸고 상대의 발전기회와 생존공간을 빼앗기 위해 치열하게 충돌하는 ‘조용한 전쟁’이라는 설명이다. 칼을 휘두르거나 총을 쏘지만 않을 뿐이지 해상봉세에서부터 관세장벽까지, 때로는 첨단 무기가 동원되는 게 무역전쟁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 책에 따르면 첫 번째 무역전쟁은 기원전 6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무역전쟁으로 춘추시대 제나라의 관중이 벌인 ‘화폐전쟁’이다. 당시 제나라 정치가 관중(管仲)은 돈이든 상품이든 ‘귀해지면 중(重)해지고, 흔해지면 경(輕)해진다’는 이치를 꿰뚫어 보고, 군주 환공(桓公)을 도와 무력이 아닌 경제력으로 주변 국가들을 하나하나 무너뜨려 나갔다.

적국의 특정 상품을 마구 ‘사재기’해 값을 폭등시키고, 관련 상공업만 기형적으로 발전하게 한 것이다. 시기가 무르익어 제나라가 갑자기 수입을 그만두자 값이 폭락한 것은 물론, 다른 상품으로 손실을 보전할 수도 없게 된 것이다. 이처럼 기초적 수준의 무역전쟁에 무너진 국가들은 자진해서 제나라 밑으로 들어갔다. 관중의 전략은 이후 역사에서 점점 진화했다.

그다음 등장한 것이 바로 봉쇄로, 18세기 나폴레옹의 대륙봉쇄와 미국 남북전쟁의 해상봉쇄가 대표적인 예다. 나폴레옹은 숙적 영국을 쓰러뜨리기 위해 대륙봉쇄를 명했다. 유럽 국가들과 어떠한 무역도 하지 못하게 막은 것이다. 미국 남북전쟁에서 북부도 미국 동남부 해안을 철저히 지켜 남부가 유럽 국가들과 무역하지 못하게 막았다.

최근의 무역전쟁은 미국과 중국이 진행 중이다. 특정 상품을 가리지 않는 전면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지구촌은 다시 한 번 역사적 전환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보호무역이 새로운 시대의 ‘뉴노멀’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자오타오, 류후이 지음 /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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