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공자에게 길을 묻다

 

[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공자는 50대 중반에서 60대 후반까지 14년 동안 7개 나라를 떠돌아다니며 열국(列國)을 주유했다. 사람들의 비웃음에 개의치 않았다. 숨어서 남을 비웃는 것보다는 비웃음을 사더라도 더 좋은 세상을 위해 한 발 더 나가는 사람이야 말로 군자(君子)라 믿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리더가 되고 싶어 한다. 리더가 되는 첫 번째 관문은 학습이다. 먼저 스스로 서야 다른 사람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학습은 성장의 기쁨을 주는 행복한 삶의 등뼈와도 같다. 그래서 논어의 일성도 학습이었다.

공자가 살았던 춘추시대 말기는 그간 500여 년간 유지해오던 주나라의 종법 봉건제도 사회질서가 붕괴되어 가고 있는 시점이었다.

당시 농업인, 상공인, 선비(士)들은 피지배 계급이었고 천자, 제후, 대부들은 지배계급이었다. 사농공상의 피지배 계급 중 사(士 )계급만이 유일하게 본인의 능력여하에 따라 피지배 계급에서 지배계급으로의 신분 상승이 가능했다.

공자는 사(士)계급으로 출생했다. 하지만 사기(史記)를 쓴 사마천은 공자를 천사(賤士)라고 했다. 사는 사인데 비천한 사(士)계급 출신이라는 의미다. 비천한 공자는 20세 이전에 위리(委吏)와 승전(乘田)으로 일했다. 회계 서무업무와 목장에서 가축 기르는 일을 했다.

50세가 넘어서야 중도재(中都宰), 사공(司空), 사구(司寇), 대사구(大司寇)까지 올라갔다. 사회적 신분의 사다리로 학습만큼 확실한 것이 없다는 것을 공자의 제자들은 스승을 통해서 알았을 것이다.

<공자의 말>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궁금한 것들을 공자의 삶을 통해 배우게 한다. 삶에는 궁금한 것이 많다. 누군가로부터 단 여섯 단어로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라는 숙제를 받는다면 가장 적절한 단어는 무엇일까. 누구에게나 인생의 기회가 있다고 하는데 그 기회 잡기가 어려운 이유는 왜일까. 10년, 20년 혹은 30년을 일하고도 아직 미래가 불안하다면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제4차 산업혁명 시대, 평생학습 시대, 전염병의 시대 속에 진정 앎이란 무엇일까.

지난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공자에게 질문했다. 공자에게 길(道)을 묻고 공자에게서 길을 찾았다. 탁월한 기업가의 한 사람이었던 삼성 창업자 이병철 회장은 1980년대 중반에 출간된 자서전 〈호암자전〉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장 감명을 받은 책, 혹은 좌우에 두는 책을 들라면 나는 서슴지 않고 논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나라는 인간을 형성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은 바로 이 논어이다. 나는 경영에 관한 책에는 흥미를 느껴본 적이 별로 없다.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경영의 기술보다는 인간의 마음가짐에 관한 것이다.’

성공한 창업가로서 그 누구보다도 경영의 기술을 갈구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경영의 기술보다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었다. 그 인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지혜가 논어에는 수없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공자의 말>은 <논어>, <순자>, <공자가어>를 통해 리더의 자질에 대한 공자의 답변을 듣게 한다. 224 어구를 답으로 엮은 이 책은 각 어구마다 공자어록의 원문, 음독과 기본적인 해석을 달았고, 간명하게 의역을 하여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했다. 오늘을 살아가는 리더들에게 던지는 공자의 오래된 미래지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최종엽 지음/ 읽고싶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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