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더해 주가상승 기대감
순익 급등에 손보업계 2위 등극 메리츠화재 시선 집중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앞두고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보험사들이 수혜를 입을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각사 제공)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앞두고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보험사들이 수혜를 입을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각사 제공)

[금융경제신문=이지현 기자]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앞두고 주주환원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호실적을 보이고 있는 보험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의 영향으로 보험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메리츠화재는 순익 기준 DB손해보험을 제치고 업계 2위를 기록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을 제외한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보·KB손해보험 등 대형손보사 4곳이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82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3572억원, 매출액은 29조8247억원으로 각각 15.3%, 6.2% 늘었다. 세전이익은 전년 대비 11.7% 성장한 2조4466억원을 시현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에 대한 투자의견 BUY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30만원에서 35만원으로 17% 상향 조정했다”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이유는 예상을 뛰어넘는 배당 성장(2023년 DPS 1만6000원)과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향후에도 자본과 배당이 안정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4분기 실적은 손실부담계약 비용과 채권 교체매매에 따른 처분손실 등 비경상적 요인이 있었음에도 상대적으로 양호했으며, 특히 신계약 CSM(계약서비스마진)의 호조를 이어가면서 가정 변경에 따른 조정에도 불구하고 연말 CSM 잔액은 전년말 대비 9% 증가했다. 유안타증권 정 태준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 1000원 상승 시 +0.2%포인트 상승으로, 향후 금리 하락과 제도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높은 자본비율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5748억원으로 전년 대비 25.2% 늘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10조8617억원으로 전년 대비 13.2%, 영업이 익은 2조1171억원으로 전년 대비 23.6% 증가했다. 4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2787억원으로 손보업계 1위를 차지했다. 메리츠화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에도 당기순이익 1위를 기록해 하반기 손보업계 당기순이익에서 삼성화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고, 연간 기준으로는 업계 2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반면 DB손해보험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5367억원으로 전년 대비 21.1% 하락했다. 괌과 하와이, 캘리포니아 등 4곳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괌과 하와이에서 자연재해 대사고로 인해 하락한 것으로 전했다. 또 마스크 해제 후 병원진료 증가 등으로 장기위험손해율이 상승했고, 손실 부담 비용이 늘어나 장기보험 손익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7조7839억원으로 5.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조167억원으로 21.8% 감소했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DB손보 보험손익은 전분기 대비 4분기는 37.1% 감소했으나 투자손익은 전분기대 비 34.0% 증가했다”며 “예상 K-ICS(신 지급여력) 비율은 기존 추정치보다 높은 227.9%를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11만원으로 상향하고, 투자의견 BUY 유지”로 보고했다. DB손보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익은 경상환자 진료비 제도 개선 등에 따른 건 당 손해액 하락 등으로 3211억원의 흑자 를 냈다”며 “일회성요인으로 당기순이익 은 감소했지만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은 12조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작년 누적 당기순이익이 연 결기준 82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상승했다. 새 회계기준인 IFRS17 가이드라 인 적용 및 소급 재결산에도 견고한 이익 체력을 견지했다. 작년 신계약 연납화보 험료(APE·보험료를 연기준으로 환산한 개념)는 보장성 상품 중심의 매출 확대를 바탕으로 3조263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2% 늘었다. 한화생명의 영업조직 자회사인 한화생 명금융서비스, 한화라이프랩, 피플라이의 FP(보험설계사) 수는 2만7172명으로, 2021년 인원인 1만8535명에 비해 47% 늘었다. 특히 GA(법인보험대리점)업계 1위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당기순이익 689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한화생명은 3년 만에 주주 배당을 시행 한다. 지난 21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감독 당국의 재무 건전성 강화 규제 등으로 지난 2년간 주주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으나 경쟁사처럼 밸류업 프로그램이 발표되면 이를 고려해 추후 자본정책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 환원 확대 가능성 반영해 목표주가 상향 했고, 당사의 높은 금리 민감도를 고려하면 당분간 주주환원은 큰 폭의 변화보다 는 점진적인 확대가 나타날 전망”이라며 “2023년 2조5000억원을 확보했고 2024년도 신계약 CSM 목표를 2조원 이상으로 제시했다”며 보고서에 전했다.

앞서 신한라이프는 지난 8일 4분기 당기순이익은 44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1.4% 감소했으며, 2023년 연간 당기순이 익은 4724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증가 했다고 발표했다. 신한라이프의 2023년말 CSM은 7조2000억원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20일 기업설명회(IR)에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89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7% 증가했고, CSM 규모도 작년말 기준 1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2년말 10조7000억원보다 14%가량이 늘었다. 지난해 신계약 CSM에서 건강관련 보험상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1분기 32%에서 4분기 45%로 크게 늘었다. NH투자증권은 21일 삼성생명에 대해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확대가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8만7000원 에서 9만9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정준섭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기존에 제시한 배당정책은 유지하고, 곧 발표될 밸류업 프로그램을 고려해 추후 자본정책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보험업계 내 동사의 주주 환원 정책은 상위권이라고 판단하며, 다른 보험사와 달리 해약환급금준비금 관련 배당가능이익 이슈가 없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K-ICS 할인율 현실화 방안 등에도 전반적인 자본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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