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릴 땐 저리, 빌려줄 땐 고리 ... 내로남불 심각
기준금리 인하하자 발 빠르게 예탁금 이용료 낮춰 ... 신용융자 이자율은 '그대로'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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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금융경제신문=안다정 기자] 증권사의 신용융자 금리는 내려올 줄을 모르는데 고객의 돈을 차입할 때 적용하는 이자는 줄줄이 내려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와 미래에셋대우, 메리츠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올 들어 고객 예탁금 이용료를 잇따라 인하했다. 고객 예탁금 이용료는 증권사가 고객의 돈을 빌릴 때 지불하는 이자라고 보면 된다.

고객에게 받는 이용료를 속속 인하하고 있지만 고객에게 빌려주는 금액의 이자는 여전히 높다.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 결정으로 기준금리가 0.5%로 낮아져도 신용융자 이자율은 자기자본 기준 8대 상위사 기준 7~9%를 유지 중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용융자 이자율은 회사 별 약관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고 말했다. 이는 기준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회사의 기준에 따라 고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탁금 이용료율을 낮춘 증권사로는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 이베스트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 언급된다.

예탁금 이용료율은 고객이 맡긴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하고 고객에게 3개월마다 일평균 잔액을 기준으로 이자를 제공하는 형태다. 예금과 비슷한 형태다. 한국증권금융에서 개별 증권사에 지급하는 수익률은 1.182%로, 이를 감안하더라도 고객이 맡긴 돈에 대한 이자가 너무 낮은 것은 자명하다.

23일 금융투자협회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공시에 따르면 신용융자 이자율은 차입 기간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31~60일 이자율 기준으로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부국증권이 9.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유안타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8.9%, SK증권, 메리츠증권, 케이프투자증권, 한양증권, IBK투자증권이 8.5%를 미래에셋대우와 하이투자증권이 6.6% , 유화증권 6.5%, 현대차증권이 6.0%로 6%대였다. 가장 낮은 이자를 적용하고 있는 곳은 상상인증권으로, 4.9%를 적용하고 있었다.

이를 두고 투자들 사이에선 신용거래융자가 반대매매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 신용리스크가 적은데도 금리를 높게 책정해 '고금리 영업'을 한다는 지적이 불거진다. 증권사는 신용거래융자를 해준 뒤 주가 하락 등의 부정적 요인으로 담보비율 140% 아래로 떨어지면 반대매매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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